인터넷 커뮤니티에서 '96년생이 아이를 가졌다'는 글에 대해 "빠르지 않나"라는 반응이 나왔다. 2024년 기준 96년생은 만 27~28세. 한국 사회의 평균 출산 나이를 생각하면, 그만큼 이른 쪽에 속한다는 의견은 어느 정도 객관성이 있다. 그런데 이 의견을 읽은 98년생 누리꾼이 답글을 남겼고, 그 댓글이 흥미로운 현실을 보여준다.
"98인데 아직 남친도 없는데.. 당장 2년 뒤에 애기 가진다는게 상상도 안됨"이라는 내용이었다. 같은 또래, 겨우 2년 차이인데도 느끼는 세상이 완전히 다르다. 96년생의 선택이 이 글쓴이에게는 "굉장히 빠르다"고 읽혀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온도차는 어디서 오는 걸까.
글쓴이가 덧붙인 한 줄이 핵심을 보여준다. "당장 내 주변에 결혼도 안한 30중반도 많음"이라는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주변 환경이 결국 우리가 느끼는 "정상"의 기준을 만든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98년생이라도, 주변에 기혼자와 부모가 많으면 "나는 아직 늦지 않은 편"이라고 안심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30대까지 미혼인 사람들이 주변에 흔하면, 20대 후반의 출산은 '극히 이른 사건'이 되어버린다.
이를 사회학의 '준거집단' 개념으로 해석해 보면, 우리의 의사결정과 가치 판단이 얼마나 깊이 주변 환경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을 절대적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항상 누군가와 비교하고, 내 주변에 흔한 패턴을 "정상"이라고 받아들인다. 결혼·출산의 나이도 마찬가지다. 법이나 의학, 통계로 정해진 기준이 아니다. 각자의 사회적 준거집단이 형성한 통념이 그 기준이 된다.
이 글에서 특히 눈여겨볼 점은 세대 내 격차다. 96년생과 98년생은 태어난 시기가 고작 24개월 차인 것으로 보인다. 거의 동일한 경제 상황, 문화,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결혼·출산이라는 인생의 큰 사건 앞에서는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성숙도나 준비도의 차이라기보다는, 각자가 목격하고 경험한 "정상"의 모습이 달라서가 아닐까.
한 가지 더 명확해지는 점은, 이런 준거집단의 영향이 의도하지 않은 파급을 만든다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이 결혼하면 "나도 해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감이 생기고, 주변이 미혼이면 "아직도 괜찮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개인의 진정한 마음과 관계없이, 사회적 환경이 인생의 속도를 결정해 주는 식인 것으로 보인다.
96년생의 출산은 객관적 수치로는 "빠르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빠르다"고 느껴지는지는 보는 사람의 준거집단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게 이 짧은 커뮤니티 글의 핵심 메시지처럼 보인다. 같은 세대라도, 주변이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빠르다"와 "안 빠르다"의 기준이 움직인다는 현실 말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98인데 아직 남친도 없는데.. 당장 2년 뒤에 애기 가진다는게 상상도 안됨.. 당장 내 주변에 결혼도 안한 30중반도 많음..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