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건을 기소하는 동시에 수사도 진행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 이중 구조는 오랫동안 한국 사법부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지적되어 왔다. 기소와 수사를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검찰 개혁 논의의 중심인 이유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쓴이가 이 문제를 매우 직설적으로 풀어냈다.
글쓴이가 주장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검찰은 기소만 담당하고, 수사 기능은 다른 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왜 이것이 중요한지 설명하기 위해 글쓴이는 의학의 영역으로 눈을 돌렸다. 신체에 종양이 발견되었는데 심각한 상태라고 해보자. 이 경우 의학적 판단은 명확하다.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술 후에는 흉터가 남을 수 있다. 항암제 같은 약물 투여가 필요할 수도 있다. 회복 기간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부작용들을 이유로 수술을 미루거나 포기해야 할까?
이 비유는 제도 개혁의 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특정한 반박 논리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완벽한 대안이 먼저 준비될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으로 보인다. 보완수사권(검찰이 경찰 수사를 보완하는 수사 권한) 폐지 반대 진영에서 자주 내세우는 논거다.
반대론의 골자는 이렇다. 검찰의 수사 권한이 사라지면, 경찰의 수사 역량으로만 모든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경찰이 검찰 수준의 수사 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고난도 사건들은 누가 수사할 것인가. 그 과정의 혼란과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따라서 경찰의 수사 역량 강화, 수사 인력 확충, 별도 수사 기구 설립 같은 충분한 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현재의 체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이 전체 논리를 거부한다. 수술 비유로 돌아가보자. 암 제거 수술 후 생길 모든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고, 그에 대한 완벽한 대처 방안을 사전에 준비했다고 해서 수술을 미룰 사람은 없다. 암이 심각한 상태라면 '지금 당장' 수술을 받는 게 우선인 것으로 보인다. 회복 과정에서 생기는 구체적인 문제들은 발생하는 대로 의료진이 대처하고, 환자의 생활 방식이 조정되고, 필요한 치료법이 추가된다.
글쓴이가 "안아키"라고 표현한 태도는 이런 현상 유지 논리의 극단을 보여준다. 표현상 "안 하기(폐지하지 않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안의 불완성을 근거로 핵심적인 개혁을 미루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제도 개혁의 장에서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먼저 준비를 완료하자"는 명분 아래 현상 유지를 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면 수십 년이 지나도 개혁은 진행되지 않는다.
글쓴이의 논리에 따르면, 순서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기소와 수사의 분리라는 구조적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공백이나 불편함은 이후에 제도적 보완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모든 대안이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핵심 개혁을 미루는 방식은, 사실상 영구적인 현상 유지를 의미한다고 글쓴이는 지적한다.
📌 원문 발췌
암덩어리는 일단 도려내고, 새로 생기는 부작용은 100% 막을수 없더라도 차후 제도로 고쳐나가면 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