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라는 말을 들으면 '완벽하게 전기를 전도하는 물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제 초전도 현상은 훨씬 더 복잡하고, 근본적인 역설을 품고 있다.

온도를 극저온까지 떨어뜨려 초전도 상태가 되면, 물질은 놀라운 특성을 보인다. 자기장이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이를 '마이스너 효과'라고 부른다. 1933년 독일의 월터 마이스너가 실험으로 처음 확인했으며, 이후 초전도 물리학의 핵심 개념이 됐다.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에서는 초전도의 기초만 다루고, 마이스너 효과를 자세히 설명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학 물리학과에서도 심화 과정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마주하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개념 자체가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초전도체는 어떻게 자기장을 차단할까? 원리는 단순하다. 반대 극성의 자기장을 만들면 된다. 초전도체 표면 근처에 유도 전류가 흐르면서, 외부 자기장과 반대 방향의 자기장을 생성해 상쇄시킨다.

지금까지는 설명이 깔끔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숨겨진 함정이 나타난다. 전류 자체도 자기장을 만든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유도 전류가 흘러서 내부 자기장을 차단하는데, 그 전류 자신이 새로운 자기장을 생성한다. 초전도체의 입장에서는 이 새로운 자기장도 역시 내부로 침투하면 안 된다. 자기장이 자기장을 차단하려는데, 그 차단 메커니즘 자체가 또 다른 자기장을 만들어서 다시 차단해야 한다. 무한 연쇄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이 반복이 계속되면서 결국 유도 전류는 표면 근처에만 국한된다. 정확히는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nm) 정도의 극히 얇은 표면층에만 흐를 수 있다. 1935년 런던 형제가 이론적으로 도출한 이 깊이를 '런던 침투 깊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초전도체의 진짜 역설이 드러난다. 초전도체인데도 불구하고 내부로는 전류가 흐를 수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전류는 오직 표면의 극히 얇은 층에서만 존재할 수 있고, 물질 깊숙이로는 절대 침투하지 못한다. 마치 완벽한 절연체처럼 행동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 특성은 단순한 학술적 호기심만은 아니다. MRI 기계나 자기부상 열차 같은 실제 기술에서 초전도체를 설계할 때, 엔지니어들은 '표면에만 전류가 흐른다'는 물리적 제약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초전도체의 구조와 형태, 두께가 기술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론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실마리가 바로 이 런던 침투 깊이라는 개념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전류는 초전도체의 표면에서만 흐를 수 있고 내부로는 못 지나간다. 초전도체라면서 내부엔 전류가 절대 흐르지 못하게 막는다는 아이러니.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