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극한 폭염을 기록한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영상의 주인공은 프랑스에서 파티셰(제과제빵사)로 근무 중인 인물로, 근무 환경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직접 촬영해 남겼다.
지하 2층이라는 위치 자체가 이미 불리한 상황이었다. 오븐과 화구, 각종 제빵 기구들이 24시간 내내 열을 방출하는 공간에서, 더구나 환기 체계가 지극히 제한적인 지하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과제빵 주방은 평상시에도 여느 실내 환경보다 10~15도 가량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데, 이는 오븐의 복사열과 조리 열기가 계속 방출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주방이 지하에 있고, 더군다나 기록적인 폭염 시기와 맞물리자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생존 위협을 느낀 파티셰는 상황의 심각성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온도계를 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측정된 온도는 49도. 실내 환경에서 측정된 온도로는 극단적인 수치다. 단순한 불편함의 차원을 넘어서 있었다.
상황은 더 악화됐다. 병원을 찾아야 할 정도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우버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는 작동 불능 상태였다. 도시 전역이 폭염으로 신음하면서 냉방이 갖춰진 탈것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몰렸고, 수요 폭증 앞에 공급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결국 고열 상태인 신체로 전철을 이용해 병원으로 향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철 역시 에어컨 용량이 평상시 수요를 기준으로 설계된 것이라, 갑작스러운 인파 증가 속에서 실질적인 냉방 효과는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 이 영상과 상황을 접한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일부에서는 '유럽인들이 나약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한국의 일상이 워낙 에어컨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는 실내 공간의 대부분에서 냉방의 보호를 받는다. 직장도, 카페도, 대중교통도, 심지어 골목의 편의점도 에어컨이 가동된다. 폭염이 오더라도 우리의 몸은 비교적 쉽게 정상 체온으로 돌아올 수 있는 '냉방 안전지대'를 빈번히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유럽, 특히 프랑스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대도시의 구도심을 이루는 건물 대다수는 18~19세기에 지어진 석조와 벽돌 구조의 건축물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건축 기준에서는 여름 서늘함을 유지하기 위해 벽을 두껍게, 창문을 작게, 환기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겨울 난방 효율을 높이고 여름 자연 냉방을 꾀한 구조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설계는 역설적으로 기후 위기 시대의 폭염을 유리하게 만들지 못한다. 두꺼운 벽이 열을 차단하지 못하고 오히려 내부에 축적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한국에 비해 극도로 낮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50% 이하인 지역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프랑스의 파티셰가 경험한 일은 '나약함'의 문제가 아니라 '인프라 격차'의 문제로 해석하는 관점이 있다. 동일한 폭염이라는 기후 재난이 한국에서는 '불편'의 수준에서 끝나지만, 냉방 인프라가 부재한 지역에서는 곧 '생존 위협'이 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열대야를 겪으면서도 한 쪽은 에어컨 바람에 안주하고, 다른 한 쪽은 49도 지하실에서 생명을 위협받는 구조. 그것을 단순히 체질이나 약함으로 해석하는 것은 맥락을 외면하는 판단이라는 지적이 있다.
📌 원문 발췌
지하 2층에서 각종 오븐이랑 화구랑 기구들이 열기를 뿜어대는 곳에서 일해야 하는 환경. 미친 온도 ㅠㅠ 49도.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