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하나가 심상치 않은 '호재'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려 50억 년 뒤의 지구 생존 가능성을 두고 주식 시장 용어를 끌어다 쓴 것인데, 그 근거가 실제 과학 예측이라는 점이 묘한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그 '호재'를 이루는 천문학적 사실부터 정리해보자. 태양은 현재의 안정적인 상태를 약 50억 년 더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이후에는 핵융합 연료인 수소가 거의 소진되면서 태양이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한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적색거성 단계'라 부르며, 태양의 반경이 현재보다 약 250배까지 커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들이 나와 있다.
여기서 가장 먹먹한 질문이 튀어나온다. 그때 지구는?
전통적인 답은 꽤 절망적인 것으로 보인다. 태양이 그렇게 커지면 현재 지구가 도는 궤도는 태양의 내부에 완전히 포함될 가능성이 높으니, 지구가 태양에 삼켜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과학 교과서나 과학관에서 다루는 이 시나리오는 상당히 먹먹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다. 일부 천문학 시뮬레이션들은 다른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팽창하면서 우주 공간으로 강하게 방출되는 가스와 복사압 때문에 태양의 질량이 소실된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태양의 질량이 줄어들면, 행성들의 궤도는 현재보다 바깥쪽으로 확장된다. 이 '궤도 이탈' 효과가 태양의 팽창 속도보다 빠르다면, 지구는 태양에 삼켜지는 대신 더 먼 바깥쪽으로 밀려나면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논리다.
물론 살아남는다고 해도 지구의 환경은 현재와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전해진다. 태양 복사가 약해져 극저온의 얼음 행성이 되거나, 태양에서 방출된 가스 폭풍에 휩쓸려 대기를 잃을 수도 있다. 그래도 물리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는 일단 '살아남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커뮤니티에서 '호재'라고 우겨대는 모습이 웃음이 나온다. 호재는 주식 시장에서 주가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 긍정적 뉴스를 뜻한다. 그걸 50억 년 뒤의 지구 생존에 갖다 붙인 것만 해도 황당한데, 거기에 '월요일부터 코스피 가즈아'라는 현실의 금융 시장 드립까지 겹치니 더욱 어이없는 조합이 완성된다. 마치 진짜 투자 분석처럼 50억 년의 먼 미래까지 주식 시장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논리인 셈인데, 이 터무니없는 시간 척도 감각이 바로 드립의 매력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글 댓글에는 비슷한 우주적 규모의 드립들이 몰려 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50억 년 뒤 대주주 전략', '지구 청산 일정', '우주적 호재는 우리 세대 주가와 무관' 같은 식으로. 한국의 주식 커뮤니티 특성상, 현실적 수익성과 완전히 무관한 황당한 상황을 '가상 호재'로 놀려대는 문화가 자주 나타난다. 이것도 그 계열의 장난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과학적으로는 50억 년 뒤를 확언할 수 없고, 현실적으로는 그 시간이 인류의 미래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하지만 바로 그 거리감 자체가 웃음을 만든다. 지금 이 순간 월급과 집값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50억 년 뒤를 진지하게 걱정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래서 이 드립은 현실의 무거움을 우주적 스케일로 한 단계 상승시킨 뒤, 그 위에서 웃어버리려는 인간의 심리를 담아낸 것이라 볼 수 있다.
📌 원문 발췌
50억년 후에 태양의 수명이 다해도 지구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답니다 우주적 스케일 호재가 떴으니 월요일부터 코스피 가즈아아아ㅏ아ㅏㅏㅏ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