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톡방은 일상의 작은 정보들을 나누는 공간으로 쓰인다. 택배 수령처, 엘리베이터 유지비, 주차비 인상 공지 같은 것들. 하지만 어느날부터 다른 얘기들이 흐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입주민이 "우리 단지는 저 옆 단지에 비해 여전히 싼데, 어떻게 해야 집값이 오를까"라는 투로 말했고, 곧 공감의 반응들이 쏟아졌다는 것으로 보인다. 집값 상승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채팅방 안에는 자신의 전세 계약서를 들고 있는 한 사람도 함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도에서 전세로 15년 이상을 살아온 무주택자의 사연이 나왔다. 그간 몇 번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고 한다. 경제적 여건, 타이밍, 용기—원인이 무엇이든 결과는 같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진입 장벽은 높아졌고, 부동산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집을 사려던 시점과 지금의 격차를 마주할 때마다 쌓이는 감정들이 있다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톡방에서 집값 폭등을 기원하는 이야기들이 나올 때, 그 안에서 "한마디 하고 싶은" 심정이 생긴다고 한다.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무관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말을 꺼내지 못했다는 것이 이 사연의 중심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방 안의 수십 명이 모두 그 부동산의 주인이고, 자신만 세입자이기 때문일 수 있다. 단톡방이 비록 공식적인 생활 정보 공간이지만, 현실에서는 입주민이라는 신분만 중요하게 작동한다는 게 보인다. 무주택이라는 처지가 만드는 침묵의 구조가 있다는 의미다.
이제 2년 후 전세 만기가 눈앞인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부동산은 계속 올랐다고 한다. 전세 2년을 더 연장하기로 했지만, 계약 갱신 때마다 상황은 더 팍팍해진다는 게 일반적인 것으로 보인다. 만기가 다가올수록, 새로운 전세를 구하거나 매매를 고려해야 할 가능성을 마주해야 한다. 15년 동안 피했던 선택이, 이제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이 오른 만큼, 진입 장벽도 함께 높아져 있다.
"집을 사면 나도 오르길 바라게 될까." 이 질문이 남는다. 입장이 바뀌면 시각도 달라진다는 뜻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무주택자의 시간이 깊어질수록 선택지는 좁아진다는 현실도 담겨 있다. 개인의 기회를 놓친 탓으로만 볼 수 없는 구조적 변화가 작동하고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단톡방에 말하지 못했던 불편함이 있다면, 그건 이것일 것이다: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는 것과 그 상승 속에서 남겨지는 사람들. 둘은 동시에 존재한다.
📌 원문 발췌
집을 사고 나면 저같은 사람도 오르길바라게 될까요. 전세살동안 올라버린 부동산에 걱정입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