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에서 '손절'은 가장 어려운 결정으로 여겨진다. 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투자자의 글이 그런 심정을 잘 담아내고 있다. 손실 중인 포지션을 '버팀'으로 표현하며 스스로를 격려하는 그 말 속에는 불안감과 간절함이 섞여 있다.

글쓴이가 언급한 "L자" 주식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커뮤니티 투자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처음엔 상승했다가 어느 지점에서 반등 신호 없이 계속 내려가거나 오랫동안 횡보하는 종목을 지칭한다. 차트 모양이 알파벳 L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선 '위험 신호'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많다. "L자 묻은 주식 사지 말라"는 식의 경고가 커뮤니티에서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왜 이 투자자는 여전히 그 주식을 들고만 있을까. 글을 읽으면 흥미로운 심리 메커니즘이 드러난다. 글쓴이는 "아직 ***이 수익 중"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는 대형 우량주들인데, 즉 포트폴리오 전체 중에서 일부 큼직한 주식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손실을 보는 종목이 있더라도 수익 주식이 있으니 마음 한쪽이 위로받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 심리학에서는 이를 '포트폴리오 자기위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부 수익으로 전체 손실을 심리적으로 상쇄하려는 자연스러운 방어 기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강해서일까, 아니면 강한 척하기 위해서일까. 글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그 답이 흐릿해진다. "쫄지 마라, 냅두면 올라간다"는 조언은 표면적으로는 다른 투자자들을 격려하는 말이지만, 읽다 보면 글쓴이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느껴진다. "올라요? 진짜로...?" 이 되묻는 톤에는 확신이 덜해 보인다. 혹시 모를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스스로의 '우직함'과 '배짱'을 미리 포장해두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개미 투자자가 손실 앞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둘인 것으로 보인다. 손절해서 손실을 빨리 인정하는 방법과, 버팀으로 언젠가의 반등을 기다리는 방법. 전자는 정신적으로 고통스럽지만 결말이 빠르다. 후자는 심리적으로 편할 수 있지만 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냅두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말이 항상 맞지는 않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때론 정말 올라오기도 하고, 때론 계속 내려가기도 한다. 그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강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손절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이 글쓴이처럼 많은 개미 투자자가 같은 선택을 한다. 심리적 방어막을 만들고 버팀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중 일부는 운이 좋아서 반등을 맞이한다. 나머지는 L자 차트와 함께 계속 기다리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의 "다들 힘내세요"라는 말도, 결국 누군가의 다음 손실을 기다리는 시장의 순환 속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 원문 발췌

아직 ***이 수익 중이라 버팀니다. L자 묻은 주식 사지 마셈.. 쫄지 마셈.. 냅두면 올라요? 진짜로...?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