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갈등의 현장에서는 보통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해와 피해의 구도가 뚜렷해질수록, 용서는 더 멀어지고 단절이 깊어진다는 게 상식에 가깝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그 흐름을 역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 야구부가 5·18을 조롱하는 행위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후,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징계 조치를 내린 주체가 아니라, 피해 당사자 단체들이 먼저 "선처를 내려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5·18 관련 주요 단체들은 9일 공식 성명을 통해 "***고 학생들이 보여준 진심 어린 성찰과 변화의 의지를 충분히 헤아려, 이들이 ***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현명하고 따뜻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갈등 구도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인 것으로 보인다.
이 움직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보통은 피해자 측이 처벌을 요구하고 가해자가 용서를 구하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우는 그 역순으로 흐르고 있다. 단체가 학생들의 "성찰"을 인정했다는 것 자체가 특이하다.
"배제가 아닌 포용"이 오월정신의 핵심이라는 단체의 표현은 주목할 만하다. 역사적 민감성이 높은 사안에서, 피해자 집단이 스스로 자신들의 정신을 재정의하고 현재의 상황에 적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선처의 근거를 제시한 것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통상적으로는 역사적 비극에 대한 기억과 추도가 중심이 된다. 그러나 이번 성명은 다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체는 "과거의 잘못을 마주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용기는 역사를 과거에 박제된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성찰을 단순한 후회가 아닌 '역사적 책임의식'으로 본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행동보다 그에 대한 성찰의 태도를 더 중시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실수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오직 성숙한 시민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해졌다. 징계 완화의 당위성을 도덕적 설득으로 제시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처벌을 통한 제재보다 성장의 가능성을 앞세운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여러분을 미래의 동반자로 환영한다"는 마무리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현재의 성찰을 평가한 뒤, 미래의 협력자로 재설정하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역사적 갈등의 현장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포용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천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여러분이 5·18의 숭고한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며 화합을 이끄는 주역으로 성장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단체의 마지막 말은, 이 사건이 단순한 '징계와 용서'의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된다. '세대 간의 화해'와 '미래 지향'이 이 사건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과거의 잘못을 마주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용기는 역사를 과거에 박제된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