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의료법과 호스피스법에 따라 성인이라면 누구나 미리 작성할 수 있는 법적 문서다. 임종 과정에서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 같은 생명 연장 의료를 거부할 의사를 미리 밝혀두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원하는 의료기관에서 등록하거나, 전담 기관을 통해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이 의향서를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젊은 층의 신청은 이례적이라고 해석된다. 그런 상황에서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주목을 받았다. 자신은 20~30대 직장인인데, 이미 의향서를 작성했다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의 표현을 빌리면, 의료 종사자가 "젊은 아가씨가 오는 거 처음이라"고 놀라움을 드러냈다고 한다.

왜 젊은 나이에 벌써 이런 결정을 했을까. 글쓴이는 "유병장수"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가 문제라는 뜻으로 보인다. 몸은 살아있지만 의식조차 없거나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연장되는 생이란 개념이 견딜 수 없다는 의미다. 이것은 오늘날 젊은 세대가 품는 삶의 질에 대한 새로운 정의라고 볼 수 있다. 단순 생존이 아닌 "품위 있는 마무리"를 원하는 태도 말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도, 글쓴이의 부모 세대도 이미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모님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이미 작성했으며, 요양원 입소를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건강을 유지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존 상태에 빠지는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며, 건강한 노년을 스스로 설계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집에서 매일 운동한다는 사실 하나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단순히 오래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능력 있는 상태로 살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죽음 준비가 더 이상 노년층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웰다잉(well-dying)이라는 개념이 세대를 가로질러 확산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선택이며, 이를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은 현재의 삶을 더욱 능동적이고 의미 있게 만드는 행위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부모와 자식이 같은 마음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야말로, 한국 사회에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인식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일 수 있다.


📌 원문 발췌

유병장수 하는 것도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목숨만 붙어있는 상황은 정말 절망적일 것 같아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쓰고 옴. 우리 부모님도 그거 이미 쓰셨다고.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