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반이 지난 어느 순간, 남편이 느낀 것은 아내의 변화였다. 말이 줄었다. 밤늦게 들어오고, 주말마다 외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놀라운 것은 둘이 한 공간에 있어도 대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내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침묵했을 뿐인 것으로 보인다. 이 침묵이 참음인지 아니면 포기인지, 남편이 구분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명확한 신호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 달 전, 아내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폭발이었다. 그간 쌓인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집에서 속옷만 입고 다닌다, 배달음식만 찾는다, 영양제도 챙기지 않는다. 아내가 지적한 것들은 모두 구체적이고 생활 밀착적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느낀 의외감은 다른 데 있었다. 왜 지금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을까? 그 질문에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누가 알려줘야 아는 것 아니라 너무 당연한 거 아니냐'고. 그 한마디에는 더 이상 설명할 의지마저 없다는 신호가 담겨 있었다. 불만의 항목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기대 자체를 포기했다는 의미였다.
남편은 귀를 기울였다. 모두 들어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집에서 홈웨어를 입겠다고, 배달을 끊고 요리하겠다고, 영양제도 챙기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변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려고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아내가 진짜 말하고 싶던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마음이 이미 식었다. 신체적 관계가 내키지 않는다.' 그것이 아내의 핵심 고백이었다. 속옷, 배달, 영양제는 진짜 문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것들은 단지 마음이 식은 상태를 드러내는 증상일 뿐이었다. 남편이 생활 습관을 고쳐도 감정적 연결이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두 가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두 달이 지났다. 남편은 여전히 답답한 마음인 것으로 보인다. 아내는 계속 밤늦게 들어온다. 술도 마신다. 말은 여전히 없다. 이혼 얘기만 반복한다. 남편이 제시한 변화 약속은 아내의 마음을 되돌려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왜일까? 아내가 진짜 원했던 것과 남편이 제시한 것이 다르기 때문인 듯하다. 아내는 '감정적 재연결'을 바랐지만, 남편은 '생활 습관 개선'을 제시했다는 의미다. 둘이 마주 보고 있지만 방향이 다른 셈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의 마음은 두 가지 사이에서 흔들린다. 하나는 희망이고, 또 하나는 두려움인 것으로 보인다. 1년을 더 버티면 아내가 마음을 돌려놓을지도 모른다는 1%의 기대도 있다. 반대로, 지금의 불안정한 관계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위기가 올 때마다 자신이 가장 먼저 버려지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 두 달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믿으면서도, 그것이 정말 충분한지는 알 수 없다. 행동으로 변화를 보여주려는 사람과 감정적으로 단절된 상태에 있는 사람 사이의 거리. 그것을 좁힐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남편도, 아내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 원문 발췌
누가 알려줘야 아는게 아니라 너무 당연한거 아니냐고. 결국 본심은 저와의 잠자리가 사실 내키지 않았다며 마음이 식었단게 핵심.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