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Q 앱이 응하지 않는 상황.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려고 폰을 들었는데, 앱을 켜는 순간 무한 로딩이 시작된다. 화면은 계속 돌아가고, 버튼은 반응하지 않는다. 그 순간 깨닫게 되는 게 있다. 우리가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던 '스마트홈'의 편의성이, 얼마나 취약한 구조 위에 서 있는지 말인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이 제공하는 편의성의 매력을 되짚어보자. 손 가는 대로 폰 화면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온집의 가전들이 반응한다. 소파에 누워서 리모컨을 찾느라 쿠션 뒤를 뒤지거나 침대에서 다시 일어날 필요가 없다. 온도 조절, 조명 제어, 심지어 현관 잠금까지 모두 앱 하나로 통제된다. 이 경험은 분명 편리하고, 현대적이고, 똑똑해 보인다.
하지만 이 편의성의 얼굴에는 커다란 함정이 숨어 있다.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단 하나의 전제에만 기대고 있다는 것. 서버 장애가 나거나, 네트워크가 끊기거나, 앱 자체에 오류가 생기는 순간, 전 시스템이 마비된다. 그리고 그 순간 사용자는 절망한다. 왜냐하면 손을 댈 다른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상황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집에 리모컨이 있었다. 누구나 물리적인 버튼을 눌러 기기를 조종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애가 나도, 네트워크가 끊겨도 상관없었다.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됐다. 그런데 앱이 나타났다. 편의성과 현대성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리모컨을 쓸 일이 줄었고, 쓸수록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리모컨은 사라진다. 서랍 어딘가, 소파 쿠션 사이, 또는 집안 어느 구석에 치워진다. 치운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며칠 뒤, 주인은 그 리모컨이 어디에 있는지 완전히 잊어버린다. 스마트홈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리모컨은 이제 없는 물건 취급을 받는다.
아이러니는 여기에 있다. 이게 바로 '스마트'라고 불리는 세상이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지능형 기기들이 모여 있는 집인데, 앱 하나가 고장 나면 가장 기본적인 조작도 하지 못한다. 이건 결코 LG ThinQ만의 문제가 아니다. 앱 의존도가 높아진 현대의 모든 가전 환경에서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구조적 문제다. 스마트폰 앱이 가전 통제의 중심이 되면서, 무의식중에 하나의 중앙 집중식 시스템에 모든 걸 맡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대비책은 사실 간단하다. 스마트홈의 편의성을 누리되, 물리 리모컨도 함께 소중히 다루는 것. 언제든 꺼낼 수 있는 곳에 명확히 두고, 그 위치를 기억해두는 것으로 보인다. 앱 장애가 터졌을 때 집 전체를 헤매지 않으려면, 평소부터 습관을 들여야 한다. 스마트한 세상이지만, 때로는 가장 '단순한' 물리 버튼이 가장 확실한 선택지라는 걸 잊지 않는 것. 그게 진짜 똑똑하게 사는 방식이 아닐까.
📌 원문 발췌
ThinQ 앱으로 에어컨 등등 조정하는게 하나도 안되네요. 무한 로딩.. 리모컨 찾아야하는데.. 어디 뒀는지..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