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가 숏폼 플랫폼을 휩쓸고 나서 극장에 가지 않는 관객들의 모순을 보게 됐다. 영화 '와일드 씽'의 뮤직비디오는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제곡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한 조연배우의 패러디 콘셉트 숏폼도 조회수를 꾸준히 늘렸다. 바이럴이 성공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런데 최종 극장 관객 수는 125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가 수익을 내려면 넘어야 할 손익분기점에도 도달하지 못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 바이럴이 영화 홍보의 중심이 된 시대가 있었다. 팬데믹 시기 배우들은 극장 밖 예능이나 인터뷰에 거의 나올 수 없었다. 그 자리를 숏폼이 채웠다. 틱톡, 릴스, 유튜브 쇼츠 같은 플랫폼이 유일한 홍보 창구가 되자, 소규모 영화사들도 이 무기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작은 제작사의 이름 모를 영화가 바이럴 한 편으로 관객을 모으는 기적이 연이어 일어났다. 그때는 정말로 숏폼이 관객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향하게 만드는 황금기였다.

그 시대의 신드롬을 상징하는 사례가 있다. 한 가수가 유튜브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몇십 년 전 전성기가 있었지만 잊혀 간 아티스트였다. 영상이 주목받으면서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고, 이어서 광고와 예능 제의가 쏟아졌다. 팬 미팅은 예약 일시에 매진됐다. 해외에서 식당 종업원으로 일했다는 스토리까지 더해지자 일종의 신드롬이 형성됐다. 하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 그 가수는 소규모 공연을 계속하는 중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바이럴로 순간 부활했다가 다시 사라져 간 사례다.

숏폼의 위치가 변했다는 신호는 세대별 소비 방식에서 명확해 보인다. 한때 숏폼은 영화의 예고편, 즉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였다. 그런데 이제는 그 자체로 완결된 콘텐츠로 받아들여진다. 젊은 세대 관객들은 배우의 뮤직비디오나 웃긴 콘셉트 숏폼을 영화를 보러 가라는 신호로 보지 않는다. 단순한 하나의 재미있는 영상으로 생각한다. 더는 그 영상이 극장 방문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 영화 리뷰 영상도 마찬가지다. 10분짜리 결말 공개 리뷰를 보는 것이 이미 완성된 콘텐츠 소비이지, 극장 방문을 위한 준비 단계가 아니다. 영화와 숏폼의 경계가 사라졌다는 관찰이 나온다.

'와일드 씽'의 마케팅 전략에서 이 역설이 명백해진다. 영화는 바이럴에 거의 모든 것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우들의 예능 출연이나 인터뷰는 거의 없었다. 오직 숏폼뿐이었고, 그 결과 수백만의 사람들이 영상을 클릭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그 클릭이 극장 매표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숏폼으로 충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몇 분짜리 재미있는 영상을 보는 것이 2시간 영화를 보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이미 만족도 다했다는 신호다.

광고의 작동 방식도 비슷하게 변했다고 보인다. 몇 년 전엔 릴스 광고를 보고 물건을 자주 샀다. 그런데 이제는 어떤 숏폼 광고를 봐도 화면을 스크롤할 뿐인 것으로 보인다. 한때 화제가 됐던 가수도 지금은 다시 스타가 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있다. 바이럴로 한때 엄청난 신드롬을 만들었던 콘텐츠나 아티스트들도 다시 부상하지 못한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업계는 지금 바이럴 이후의 전략을 찾는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 그 다음 공식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흥미롭게도 '와일드 씽'의 성공적인 바이럴은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최종 관객 수는 125만 명 남짓이다. 숏폼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은 극장에 가질 않았다.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