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 언론사는 당시 정부가 추진하던 사이버 모욕죄 도입을 다루면서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당시 인터넷 게시판과 초기 SNS가 성장하면서 악성 댓글과 명예훼손이 사회 문제로 지목되고 있었고, 정부는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검토하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언론사들이 제시한 주요 논거는 정부의 직접적 규제가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난 2025년. 같은 계열의 언론사로 보이는 매체가 내놓은 기사의 톤은 눈에 띄게 달랐다. 이번엔 온라인 플랫폼의 필터링 강화와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규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해 정보 확산을 방지하고, 온라인 공간을 건전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기사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두 기사가 다루는 핵심은 모두 온라인 표현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입장이 정반대가 되었을까.
규제의 주체가 달라졌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2008년엔 정부가 직접 법제화를 통해 표현을 통제하려 했다면, 2025년엔 기업(플랫폼)이 자체 알고리즘과 필터링 기술로 콘텐츠를 관리하는 형태다. 표현 제한이라는 본질은 동일하지만, '누가 그것을 하는가'에 따라 같은 현상을 다르게 평가하는 구조로 해석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규제를 둘러싼 진영이 사실상 뒤바뀐 것처럼 보인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부 규제에 반발했던 진영이 지금 플랫폼 필터링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 하는 질문이 나온다. 반대로 당시 질서와 도덕을 강조하며 규제를 지지했던 측은 기업의 자율 규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도 흥미로운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규제라도 주체에 따라 선택적으로 찬성하고 반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와 온라인 질서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는 데 공감대가 있어 보인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일관된 원칙을 지키는지, 아니면 상황과 진영에 따라 유연하게(혹은 일관성 없이) 입장을 바꾸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십수 년 사이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영향력 구도가 크게 변했다는 분석이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정부에 맞먹거나 능가하게 되면서, 동일한 규제 행위라도 누가 시행하느냐에 따라 그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때는 정부의 억압에 맞서는 개인의 표현 자유가 절대선처럼 여겨졌던 시대가 있었다. 최근에는 무제한의 표현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 있게 제시되는 측면도 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겨진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우리가 취하는 원칙이 진정 보편적인지, 아니면 이해관계와 힘의 중심이 이동할 때마다 달라지는 건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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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