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10년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약속과 실망으로 채워져 왔다. 한 유가족 아버지가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공개한 글에 따르면,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예상 밖의 압박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불만을 넘어, 피해자와 정치권 사이의 권력 비대칭 구조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유가족이 지적한 것은 *** 대통령 개인의 소셜미디어 글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청와대 산하 행사에 참석한 인사가 유가족대표협의회 대표를 찾아가 '서운하다'는 의견을 전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핵심은 비판을 직접 제기한 본인이 아니라 협의회 대표가 이 불만을 들었다는 구조다. 같은 문제를 놓고 말한 사람과 듣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은, 그 자체로 메시지의 성질을 바꾼다.

유가족은 이를 '압박의 메커니즘'으로 해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판 당사자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그가 속한 단체의 대표를 통해 불만을 전달하는 방식은 '너의 조직을 잘 관리해라'는 신호로 암묵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유가족은 자신의 전화번호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 직접적인 대화가 가능했는데도 대표를 거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은 글에서 '대통령이 서운해하는 게 맞나, 아니면 정책을 담당하는 당신들이 기분 나쁜 거 아닌가'라는 반문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력자의 '서운함'이 얼마나 무거운 압박으로 작용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낸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정부 관계자의 불만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더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더 근본적인 실망은 역사의 반복에서 비롯됐다. 유가족은 현 정부가 공언했던 '어느 정부보다 진정성 있게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상기시켰다. 그렇다면 과거 정부들과 달라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피해자를 관리하는 방식, 비판에 응하는 태도가 이전 정권과 다르지 않다고 느껴진다는 것이 유가족의 판단이었다. 10년의 세월 동안 정권은 여러 번 교체됐지만, 유가족이 맞닥뜨린 구도는 본질적으로 동일했다는 의미다. 자신이 직접 한 말을 정부가 요약 발췌만 하지 말고, *** 대통령으로서 그보다 '앞서 나아가는'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유가족의 요구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유가족이 거주하는 *** 지역의 새 국회의원 당선인이 과거 정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주요 보고를 담당했던 장관이었다는 사실이 최근에야 알려졌다. 그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다 끝났고' 정부 배보상을 먼저 받은 유가족들의 민원만 조금 남았다고 보고했던 인물이었다. 즉, 참사 처리를 마무리 단계로 축소한 당사자가 관계자가 된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은 당시 보고가 왜 그렇게 이루어졌는지 물었을 때 받은 설명이 '쪽팔린 수준'이었다고 표현했으며, 투표 당시 충분히 알지 못했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라고 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실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 문제가 정치적으로 아직 충분히 청산되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참사 과정과 책임에 대한 진상 규명이 불충분한 가운데, 그 당사자가 새로운 정치적 위치를 얻게 되는 상황이 유가족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조올라 짜증난다'는 유가족의 표현에는, 정권이 바뀌어도 피해자에 대한 정치적 태도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절망감과 피로감이 담겨 있다. 10년을 거쳐 여러 정부를 경험한 유가족의 이 한 줄이, 세월호라는 참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 원문 발췌

내가 가협의 입장을 대표하지 않는데 왜 가협대표에게 서운하다고 하나? 서운하다는 얘기를 굳이 하고싶으면 글을 쓴 내게 직접 해야지.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