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참치회는 '그냥 배를 채우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생각을 이 글쓴이의 선택에서 읽을 수 있다. 외식으로 참치회를 주문하면 전문점이 정해준 세트를 받는다. 하지만 속살만 원하고, 그것도 품질에 까다로운 입맛이라면? 직접 주문해 자신의 손으로 해동하는 길을 택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해동의 온도, 해동의 속도,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식감까지 모두를 자신이 통제하는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에 대한 신뢰이자, 그 신뢰를 현실화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이 저녁의 핵심은 참치회만이 아니다. 어제 직접 방문한 와이너리에서 생산자를 만났다는 맥락이 중요하다. 포도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 와인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눈으로 확인한 후, 그 와인을 마신다는 것. 단순한 알코올 섭취가 아니라, 그곳에서의 관계와 경험, 그리고 그 생산자의 철학까지 함께 마시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내추럴 화이트와인의 첫맛이 소소해도 적응하면서 좋아진다는 표현에서, 이것이 얼마나 의도적이고 정성 들인 선택인지가 드러난다.

텃밭에서 직접 뜯어온 딜을 사용해 플레이팅을 꾸렸다는 점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배를 채우는 것만이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느낌 있게' 차려내고 싶은 욕구. 혼자의 저녁이어도 감각의 모든 층위를 챙기고 싶다는 뜻으로 읽힌다. 고양이도 함께한다. 고양이의 입맛이 자신의 식성과 비슷해서, 같은 참치를 나눠 먹을 수 있는 동반자다. 혼자이지만 그 혼자가 완전히 외로운 건 아닌 밤인 것으로 보인다.

술이 조금씩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마이크가 나온다. 노래를 부르고, 참치를 먹고, 다시 부르고.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렀다. 그 와중에 어머니 앞에서 불렀던 노래가 떠올랐고, 지금은 없는 형이 사랑했던 노래도 불렀다. 글을 쓰는 그 순간, 눈물이 흘렀다. "형!! 한 잔 해!!!!" — 그 외침은 이 저녁 내내 정교하게 조율해온 감각들 위에서 뜻밖의 감정으로 터져 나온 순간이었던 것 같다. 혼자 누리는 사치 같은 이 밤이, 한순간에 그리움으로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의 한 병의 와인을 비웠다. 보통은 반 병 정도만 마시는데, 이 밤은 달랐던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자신의 저녁을 그림책처럼 기록하고 싶었다. 편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하지만 마무리 즈음, 다른 감정이 고개를 든다. 꾹꾹 눌러두고 있던 말들, 험한 말로 쏟아내고 싶은 마음들이 있다는 것. 세상이 자신의 감정만 챙겨주지는 않는다는 현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같은 무게를 지고 살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냥 지켜본다는 태도로 남겨 둔다. 느긋한 혼자놀기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 뒤에는 여전히 현실이 남아 있다는 생각 말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원하는 식감, 온도 등 모두 내가 제어하니까요. 술 좀 마셨더니, 노래 부르고 싶어서 마이크를 세팅합니다. 형!! 한 잔 해!!!!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