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국가에서 영주권으로 살아가던 3년 열애 커플이 거주지를 두고 극단적 선택을 맞았다. 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는 자신과 남친이 모두 영주권자로 현지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상황이었지만, 최근 남친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며 이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3년을 함께했던 관계가 갑자기 끝나버린 셈인 것으로 보인다.

역이민을 결심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에 따르면 남친은 "가게라도 한국에서 살겠다"는 표현까지 쓰며 귀국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고 한다. 해외에서 이미 오래 살았지만,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 자체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심정으로 읽혀진다. 자식으로서의 책임감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뒤섞여 있는 결정인 것 같다.

반면 글쓴이는 한국 정착을 꺼렸다.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고, 결혼 후에도 현지가 나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한국은 자신의 커리어와 미래를 위해선 현실적으로 덜 안정적으로 보였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3년을 함께하면서도 어디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연애 초기에는 둘 다 현지에 만족한 것 같았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는 뒤로 미뤄두고 있었던 걸까.

남친의 결정이 과연 이기적인 것은 아닐까. 글쓴이 자신도 이 질문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남친 입장에서 본다면, 30대 중후반 나이에 한국으로 돌아가 새로운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비상용으로 모아둔 약 2억 정도가 전부였다고 한다. 게다가 늙어가는 부모를 외국에서 챙길 수 없다는 심리적 부담도 무시하기 어렵다. 부모 간호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각해질 테니까.

하지만 반대편 관점도 만만치 않다. 글쓴이의 경우 현지에서 이미 구축한 정착 기반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인맥, 생활 패턴 같은 것들이 모두 뿌리 뽑히는 상황이 된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핵심 질문에 진정으로 답하지 못한 채로 시간만 쌓았던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해외 정착 커플들이 자주 놓치는 함정이 있다. 초기에는 함께 살아가는 감정에 집중하다 보니, 미래의 구체적인 거주지나 인생 계획에 대해서는 암묵적 합의로 넘어가기 쉽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부모 건강 악화처럼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생기면, 기존의 '우리는 여기 살겠지'라는 가정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때 한쪽이 내린 결정은 필연적으로 상대의 희생을 전제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이 미움으로 발전하기 쉬운 구조다.

남친을 단순히 '이기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재단하기보다, 애초에 두 사람의 인생 설계가 정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는지 되짚어보는 것이 더 건설적으로 보인다. 이별은 슬프지만, 때로는 서로 다른 길을 가려던 두 사람이 그제야 그 차이를 마주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옳고 그른가가 아니라, 애초부터 '같은 미래'를 보고 있었는지를 묻는 것 아닐까.


📌 원문 발췌

자기는 부모님 건강이 요즘 급격히 안좋아지고 굶어죽더라도 한국에서 살거라네요. 이젠 떨어져 살 용기도 없고, 어차피 이나라도 살만큼 살았다고 합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