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방송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서 나온 한 패널의 발언에 관한 것이었다. 그 패널은 "영생이니 헌법에도 없는 연임이니"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를 어떤 정치인을 겨냥한 비판이라고 봤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팩트와는 무관하게 진영의 입장을 펴는 발언으로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적한 건 다른 각도였다.
한국 헌법을 펴면 대통령 연임에 관한 조항이 명확하게 나온다. 현행 제도는 단임제다. 즉, 한 관계자으로서 한 번만 당선될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영생"이나 "무제한 연임" 같은 표현은 헌법상 어디에도 없다. 제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개념을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묘사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방송의 역할은 무엇인가. 시사 토론 프로그램은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는 플랫폼인 것으로 보인다. 패널들이 각자의 입장을 펼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공영 방송이든 민영 방송이든, 진행자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역할을 맡는다. 누군가의 주장이 객관적 사실(법, 제도, 통계 등)과 배치될 때 이를 지적하는 것은 방송 관례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커뮤니티 글쓴이는 "패널로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진행자들이 발언을 정정시키거나 경고를 줘야 하는데 그런 말도 없네요"라고 적었다. 이 지적은 단순히 한 번의 실수를 지적하는 수준이 아니다. "할 때마다" 같은 표현은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의미다.
왜 이런 구조가 만들어질까. 한 가지 가능성은 진영 논리가 팩트 확인을 앞지른다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정치 진영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먼저 판단하고 방송하게 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관계를 점검하는 단계는 이미 뒤로 밀려날 수 있다. 내가 비판하려는 대상이 우호적이면 발언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비판 대상이 적대적이면 까다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런 식의 비대칭으로 인해 시청자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발언자의 정치 성향이나 입장을 탓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방송이라는 매체의 책무다. 한번 방송을 탄 내용은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 잘못된 정보라도 반복해서 노출되면 사람들 머릿속에 박힐 수 있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방송에 나오는 모든 발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특히 "헌법상", "법에 따르면", "제도적으로"처럼 객관적 근거를 내세우는 발언은 더욱 주의 깊게 봐야 한다. 필요하면 직접 확인해보고, 다른 해석과 비교해보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이것이 미디어 시대의 기본적인 자기방어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 원문 발췌
진영을 떠나서 영생이니 헌법에도 없는 연임이니... 패널로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진행자들이 발언을 정정시키거나 경고를 줘야 하는데 그런 말도 없네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