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000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숫자만 보면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처럼 들린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의 눈으로 보면 그 지수 상승이 모두에게 같은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특히 비반도체 중소형주에 자금을 묶어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남 얘기'처럼 들릴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를 때는 대형주와 반도체 종목이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반도체 업계에 좋은 뉴스가 나오면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움직이고, 그것이 지수 전체를 견인한다. 경제 뉴스는 시장의 '평균'을 말하지만, 그 평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투자자들이 생긴다. 특히 고점 근처에서 비반도체 종목을 매수했던 개미 투자자들은 이 괴리를 직접 체험한다. 지수판에는 '상승'이라고 떠 있는데, 자신의 포지션은 손실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 상황이 더 짜증나는 이유는 단순한 수익 손실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나만 빠진 랠리'라는 심리적 소외감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체가 움직이는데 내 계좌는 제자리에 있거나 내려간다는 느낌. 뉴스에서는 시장이 좋다고 하고, SNS에는 수익 인증이 올라오는데, 나는 손실을 마주해야 한다. 이 괴리감이 작은 스트레스가 아니다. 투자 실패의 죄책감까지 더해진다. '내가 판단을 잘못했나' '남들은 벌어들일 때 왜 나만 손실인가'라는 자책감이 밀려온다.
그래서 현실 도피적 판타지가 나타난다. 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처럼 어떤 투자자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우중충한 날씨에 낮술을 마시고 깊이 자 버렸으면 좋겠다. 눈 뜨면 이미 내일이 되어 있고, 코스피는 고점에 있고, 자신의 비반도체 종목들도 수익권에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 말인 것으로 보인다. 통제할 수 없는 시장 앞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을 건너뛰는 것뿐이라는 자조감까지 담겨 있다.
예약해 둔 물품들이 도착하는 소소한 즐거움까지 모두 바뀌어 있으면 좋겠다는 열망은 더욱 인간적인 것으로 보인다. 일상의 작은 위로들까지도 현재의 불안감에 짓눌려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올랐는데 내 삶은 좋아지지 않았다. 이 시간의 불일치가 개미 투자자의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심리 상태에는 날씨도 한몫한다. 우중충한 하늘, 높은 습도, 답답한 공기. 시장이 안 좋을 때는 유독 그런 날씨가 많이 느껴진다. 개인의 기분과 외부의 날씨가 묘하게 동기화되는 경험인 것으로 보인다. 계좌를 열어보기도 싫을 때, 세상도 함께 침울해 보인다. 역으로 세상이 침울할 때, 내 계좌도 더 나빠 보인다.
결국 '언젠간 다 이루어지리라'는 마지막 독백은 진정한 희망일 수도 있고, 현실을 외면하는 체념일 수도 있다. 아마도 둘 다일 것이고, 그 모호함 자체가 개미 투자자의 현실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 같다. 통제할 수 없는 시장 앞에서 개인 투자자는 희망과 포기 사이를 오간다. 때로는 낮술과 낮잠이라는 작은 현실 도피로, 때로는 '언젠가는'이라는 희망으로. 그것이 개미의 일상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눈 뜨면 내일이 되어 있고, 코스피 만 가 있고, 고점에 물려 있는 내 비반도체 종목들도 본전권 들어가 있고,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