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알리미를 확인하는 평범한 순간이었다. 그때 화면에 카톡 알림이 떴다. "이뻐니 잘자~" 누군가는 엄마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동시에 '이미 알고 있던 것 같은' 낯선 감정도 밀려왔다.

실제로 이전부터 신호는 있었다. 엄마의 폰에서 어떤 남자와의 대화를 본 적 있다. 하지만 그때는 직장동료와의 업무 메시지일 거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니, 정확히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알고 싶지 않은 부분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자녀가 부모의 외도를 인지하게 될 때, 가장 먼저 작동하는 반응은 분노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회피다. 가정이 무너진다는 공포가 진실을 마주하고 싶은 욕구보다 먼저 자리 잡는다. 이번에도 자신도 모르게 그런 심리에 붙들렸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카톡은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카톡창을 열고 대화 내용을 제대로 따라갔다. 상대는 엄마보다 나이 많은 중년 남성이었다. 어딘가의 모임에서 만난 것으로 보였다. "요즘 몸매 좋아졌네", "금요일에 못 본 게 아쉬웠어", "우리 앞으로 어떡할까" 같은 문자들이 오고갔다. 엄마도 그에 맞장구를 치고 있었고, 심지어는 '우리 딸'이라며 자신의 사진까지 보내고 있었다.

최소한 연인 사이인 것은 확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 오래된 관계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 순간 과거가 다시 보였다. 엄마가 아빠와 싸울 때마다 던지던 말들이 이제는 다르게 들렸다. "아빠와 따로 살면 괜찮을까?" "엄마가 바람을 피우면 넌 어떻게 생각해?" 투정처럼 들렸던 이 질문들이 실은 어떤 계획의 전주곡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 들면서 눈물이 났다.

부모님은 외적으로는 금술이 좋아 보였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데이트를 다녔다. 아버지가 엄마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 그 사이에 엄마는 다른 누군가와 연락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이제 선택지가 보였다. 세 가지 길이 있었다.

아버지에게 말할 것인가. 그럼 가정이 산산조각 날 수도 있다. 아직 고등학생인 동생도 함께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가정의 붕괴가 두렵기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엄마에게 직접 물을 것인가. 자신이 이 모든 것을 들켜냈다는 사실을 엄마가 알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지금의 어색한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게 분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남은 길은 모르는 척 버티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마저 불가능해 보였다. 마음속은 이미 부서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혼자라는 사실이었다. 동생에게는 말할 수 없었다. 어린 동생에게 이런 부담을 안길 수는 없었다. 아버지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다. 엄마와도 대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게 된 순간부터 혼자 이 무게를 짊어져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은 하루하루를 더욱 무겹게 만들고 있었다.


📌 원문 발췌

e알리미를 확인하다가 '이뻐니 잘자~'라는 카톡을 우연찮게 봤고, '금요일에 못 본 게 아쉬웠어?', '우리 이제 어떡할까?' 같은 문자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엄마도 맞장구를 치며 '우리 딸'이라며 제 사진까지 보내고 있었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