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감정이 욱할 때 무심코 올린 글 하나가 12시간을 괴롭히는 일이 있다.
한 누리꾼이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과 글이 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5.18 민주화운동 유족들이 극우진영에게 당하는 조롱에 분노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 감정 속에서 우연히 한 고등학교의 영문 표기가 특정 중국 음식과 어감이 유사하다는 점에 눈길이 갔다고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겉으로는 '흥미로운 언어적 우연'이었던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공유하고자 했던 심정과, 그것을 실제로 표현한 방식 사이에 괴리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분노의 상태에서 그 관찰을 '비꼬는 투'로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해당 학교 출신을 대상으로 한 조롱처럼 읽혀 버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의 영문 표기 ''는 실은 역사적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말 선교사에 의해 세워진 이 학교는 현행 국어 로마자 표기법이 정립되기 이전의 선교사 표기법을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다고 전해진다. 단순한 표기 오류나 고집이 아니라, 한국 근대사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역사를 지켜온 것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도 처음에는 이 점을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댓글로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한 뒤, '그래서 거기까지 욕을 먹을 이유는 없었다'고 인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직후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학교 출신들은 이 표기가 자랑스럽겠네요'라며 비꼬는 말을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그 비꼬기가 누군가에게 직접 닿은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커뮤니티의 다른 사용자 중 해당 학교 출신이 글쓴이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이에 따라 사과문을 남겼고, 시간이 흐른 뒤 원래 글을 삭제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책감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나는 안다'는 심정으로 12시간을 보냈다고 글쓴이는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기 전에도, 자다 깬 뒤에도 그 죄책감이 물처럼 흘렀다는 표현이 글쓴이의 심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20년 이상 애정해 온 커뮤니티에 '감정적으로 더럽혀' 버렸다는 자책도 덧붙었다.
이 사건은 온라인에서 흔히 일어나는 감정 표출의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관찰, 정당한 분노,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까지 모두 있었다. 그런데도 그것을 '표현'으로 옮기는 순간, 톤이 한 박자 어긋나면 모든 것이 비난으로 읽혀 버릴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특히 온라인 공간의 특성상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 가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삭제되어도 마음에는 남고, 상대방이 이미 본 이상 거둬들일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겪은 12시간의 자책감은, 그런 온라인 환경에서 신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 원문 발췌
글 삭제해서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모르지만 제 자신은 알아서 그런지.. 12시간 가까이 자기 전에도 자다 깬 뒤에도 계속 죄책감 들었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