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잡힌 날인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팬들에게는 일상적인 경기 날일 수 있지만, 이 날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6월의 마지막 경기'라는 것이 갖는 무게감이 있다.
프로야구는 4월부터 10월까지 약 6개월에 걸친 긴 레귤러 시즌을 진행한다. 그 중 6월은 정확히 시즌의 중반. 팬들은 이 시점까지 팀과 함께하는 감정이 상당히 누적되어 있다. 희망도 있고, 실망도 있고, 피로도 있다. 계속해서 경기를 보고, 응원하고, 함께 거는 감정들이 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계속 응원하는 것, 그것이 팬의 삶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기 중의 실시간 응원 공간을 '달글'이라 부른다. 경기가 진행 중일 때 팬들이 한두 줄씩 올려놓는 댓글 형식의 글들 말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팀을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 문장씩 기쁨을 나누고, 안타까움을 함께하고, 격려의 말을 건넨다. 경기의 승패가 결정되기 전의 그 긴장되고 소란스러운 시간 속에서, 팬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응원의 공간에 명시된 '규칙'이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익명 커뮤니티 글에서 팬들 자신이 자체적으로 정한 규칙들인 것으로 보인다.
"팀을 향한 날선 발언 금지." "달글은 화풀이가 아니라 응원하는 글입니다." "화나는 사람은 본인 메모장 사용하기."
이 규칙들은 누군가 위에서 강제하거나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 응원 공간의 분위기와 정서를 지키려는 팬들 자신이 자발적으로 정한, 자정 문화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풀리지 않았을 때, 팀에게 화날 일이 있을 때, 그 감정을 '날선 발언'이나 '화풀이'로 터뜨리지 말자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팀과 팬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만 담아달라는 조용한 약속인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규칙을 만들었을까. 아마도 응원이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의 날선 말을 읽으면, 다른 팬도 상처받는다. 팀을 응원하는 마음이 부정적인 에너지로 흘러가면, 함께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도 끌려간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응원하자'고 정한 것이 아닐까.
6월을 한 달 내내 버텨온 팬들. 두산 팬 커뮤니티에서는 '두베(두산 베이스볼 팬)'와 '도리들'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팬들인 것으로 보인다. 한 달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수고많았어', '잘 마무리해보자', '건야행야(건승 야구, 행운의 야구)'라는 인사말들이 오간다. 시즌 중반을 지나며 분명 피로했을 텐데, 이런 말들 속에는 함께라는 감정의 온기가 고스란히 가득하다.
그렇다. 경기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만드는 응원의 문화가 더 소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의 자발적인 연대감, 힘든 시즌을 함께한다는 약속, 그리고 그런 공동체를 지키려는 세심한 배려와 규칙. 이런 것들이 모여서 '팬덤'이라는 작지만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 같다. 6월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그런 응원의 정서가 계속되길 바란다.
📌 원문 발췌
달글은 화풀이가 아니라 응원하는 글입니다. 팀을 향한 날선 발언 금지. 화나는 사람은 본인 메모장 사용하기.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