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를 자랑하는 게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인 나라들이 있다. 우루과이 국적자가 검사해봤더니 아일랜드 유전자가 나왔다든가, 생각도 못한 국가의 조상 계보가 튀어나오는 식의 '랜덤' 결과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예상 밖의 발견들이 SNS에 올라오면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데 한국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에서 유전자 뿌리찾기가 엔터테인먼트로 통하는 배경에는 역사가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같은 나라들은 수백 년간의 식민지 시대, 노동 이민의 역사, 그리고 여러 세대에 걸친 국경 넘나들기로 인해 유전자 풀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 사람의 DNA 속에 여러 대륙의 계통이 섞여 있는 게 흔하다. 그래서 검사 결과가 매번 놀랍고, 공유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정반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의 지적에 따르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 결과는 90% 이상이 '한국인입니다'라는 한 줄짜리 답변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아무리 기대하고 받아봐도 '혹시 조상 중에 다른 민족이 섞여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거의 충족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매우 드물게 중앙 아시아나 몽골, 혹은 러시아 계통이 조금 검출될 정도라고 한다.
이건 역설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반도 지형인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으로는 외부 세력의 침입로가 되기 쉽고, 인구 이동과 문화 교류가 빈번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실제로 역사를 보면 다양한 외래 민족이 유입되었다. 그럼에도 유전자 풀이 이토록 단순하게 유지된 건 왜일까?
그 이유는 수천 년에 걸친 '흡수와 동화' 메커니즘이 작동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조선 시대부터 한반도에 정착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민족을 형성했고, 이후 부여, 삼한, 고구려, 백제, 신라, 발해 등 여러 국가로 갈라졌다가 다시 통일되는 과정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에서 몽골인, 여진족, 중국계 집단 같은 다양한 민족이 한반도로 유입되었지만, 이들이 별도의 민족 정체성을 유지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수백 년에 걸쳐 기존의 한민족 집단에 녹아들었다는 의미다. 마치 용광로처럼 들어온 것들을 모두 용해시켜 단일한 국가와 민족을 유지해온 결과라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가 없다고 보인다. 영국인의 정체성을 예로 들면, 앵글로색슨계, 게르만계, 켈트계, 유대계, 인도계 등이 뒤섞여 있다. 각 계층이 고유한 언어 변형, 문화, 역사를 부분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가와 민족, 언어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정상'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국가 내에 여러 민족이 공존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한국은 국가, 민족, 언어, 문자, 역사가 하나로 일치한다는 게 독특한 점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렇게 형성된 강한 민족 정체성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여러 정책에도 드러난다고 지적된다. 한국의 이민자 동화 기대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라는 평가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동화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다. 다른 나라는 국가와 민족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민족 정체성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한국은 5천 년을 한 민족 공동체로 유지해온 만큼 그 정체성이 유독 강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한국인 유전자 검사 결과 : 한국인입니다. 이렇게 뜸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