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한 건축업자가 타인의 토지 94제곱미터를 침범해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후 무려 30년을 훌쩍 넘는 세월이 흘렀다. 토지주는 언제간 소유권을 잃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했고, 건물주는 이제쯤 자신의 소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그 불안과 기대를 한 번에 뒤흔들었다.
핵심은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타인의 땅 위에 건물을 짓고 아무리 오래 사용했다고 해도, 그것이 자동으로 자신의 소유가 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30년 가까이 점유했어도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원심(낮은 단계 법원)은 다르게 판단했었다. 토지주가 건물주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에서 1심과 2심은 토지주 편에 섰다. 이는 '시공상 착오'라는 사유를 인정해 토지주를 보호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원심의 근거가 충분한가, '시공상 착오'만으로 토지주를 보호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다시 심판하라는 뜻으로, 이 사건을 원래 담당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여기서 핵심적인 법리는 '점유취득시효'다. 민법에서는 20년을 자주점유(소유자처럼 점유)한 경우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자주점유'의 정의가 문제다. 타인의 땅임을 알면서도 그 위에 건물을 올린다면, 이를 자주점유로 인정할 수 있을까. 법원의 기준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경계 침범 건축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공상 착오'라는 주장만으로는 법적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점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도, 그것만으로 건물주의 법적 책임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내 건물이 남의 땅 일부 위에 지어져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원은 점유만으로는 소유권 취득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원칙을 명확히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공상 착오든 경계 오인이든, 법적으로는 다르게 판단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건축 분쟁의 현장에서 타협이나 협의를 통한 해결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토지주와 건물주 양쪽이 협력해 일부 구매, 지역권 설정 등의 방법을 선제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정에서의 판결은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기보다 '법적으로 명확한 소유권이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번 판결도 그러한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경계 침범이나 점유 분쟁 상황에 처해 있다면, 이 판결을 계기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선택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다른 사람의 땅 위에 건물을 짓고 20년 넘게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땅의 소유권을 자동으로 얻는 게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