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이라는 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1월, 검찰개혁 TF(태스크포스)의 자문위원 6인이 동시에 탈퇴한 것으로 보인다.

공개 자문 기구에서 위원들이 이렇게 집단으로 발을 빼는 일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의견 불일치를 넘어 설계 과정 자체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사태로 읽힌다. 자문위원들이 느낀 것은 분노보다 모욕감이었다고 알려졌다.

자문위원들이 토로한 불만의 핵심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법무부에서 파견 온 검사들이 법안 설계를 독점했다는 점이었다. 자신들은 공식적으로 자문 기구의 위원으로 참여했으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더 심각한 주장은 개혁이라는 명목 아래 오히려 "해체돼야 할 검찰 카르텔을 더 공고히 하는 쪽으로 개악시켰다"는 것이었다. 겉으로는 개혁을 표방하면서도 기존 검찰 권한을 온존시키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원들의 심리 상태를 대변하는 표현이 흥미롭다. "두 법안을 검토한 자문위원들은 당혹감을 넘어 뒤통수를 맞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당시 관계자들이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공적 역할을 맡겨놓고도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당했다는 느낌이 깊은 모욕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절차적 신뢰성 자체가 훼손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원들이 문제 삼은 구체적 내용 중 하나가 '독소 조항'으로 지목된 수사 협력 규정이었다. 핵심은 법 문언의 미묘한 차이가 실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적에 따르면, "범죄수사에 있어서 협의와 요청을 넘어 요구까지 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검사가 경찰과의 수사협력이 아닌 수사지휘·통제로 남용될 수 있는 독소 조항까지 숨어 있다"는 것이었다.

협의(의견 교환), 요청(부탁)과 요구(강제)는 법적으로 다르다. 협의와 요청은 상호 대등한 관계를 전제하지만, 요구는 일방적 강제성을 띤다. 검사가 경찰에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은 수사 과정에서 검사의 지휘·통제 권한을 무제한으로 확대할 여지를 남기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원들이 우려한 것은 이 같은 법문 차이로 인해 개혁의 취지가 형해화될 수 있다는 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본질은 개혁 기구라는 이름과 실제 산출물 사이의 간극에 있다. 겉으로는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내세웠지만, 설계 단계에서는 내부 관계자(정치·검찰)들이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 자문 기구는 형식화되고 실제 의사결정에서 배제되었다면, 민주적 절차 자체가 훼손되는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원들의 집단 탈퇴는 이 구조적 문제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신호로 읽혀 왔다.


📌 원문 발췌

두 법안을 검토한 자문위원들은 당혹감을 넘어 뒤통수를 맞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범죄수사에 있어서 협의와 요청을 넘어 요구까지 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검사가 경찰과의 수사협력이 아닌 수사지휘·통제로 남용될 수 있는 독소 조항까지 숨어 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