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보니 참 오래된 이야기다.
한때 클리앙 커뮤니티에서는 '번개'라는 이름 아래 오프라인 모임이 정말 자주 열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누군가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특별한 일이었다. 온라인에서 글과 댓글로만 알던 낯선 이들이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드문 경험이었으니까.
그 시절을 돌아보면, 공통 관심사(기술, 일상, 취미 등)로 뭉친 사람들이 모여 오프라인의 경험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0년대 초중반 IT 커뮤니티 문화가 활성화되던 시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지금처럼 명확하지 않았고, 커뮤니티가 실제 만남의 장으로 기능했던 때였다. 흔하디흔한 카페나 공원에서 낯선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대화했다는 것이 그렇게 자연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동력은 점차 약해져 갔다. 사람들이 개인의 생활 변화로 바빠졌다. 때로는 이사, 직업 변경, 결혼 같은 삶의 전환점이 찾아온다. 동시에 플랫폼도 급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같은 새로운 SNS들이 떠오르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활동이 분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커뮤니티에서 모이던 사람들도 저마다 다른 플랫폼으로 흩어져 갔다. 처음에는 환호하고 참여했던 번개도, 마찬가지로 빈번함을 잃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 글쓴이가 느끼는 현실은 더 구체적인 것으로 보인다.
클리앙에서 알게 된 사람들 중 아직도 만나는 이들을 세어보니, 1년에 한 번 얼굴을 보는 사람이 있고, 2~3년에 걸쳐 한 번쯤 마주치는 사람이 있다는 정도였다. 그것이 전부다. 나머지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생활 소식만 간간이 흘러올 뿐인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의 결혼 소식, 아이 사진, 여행 인증샷—그렇게 서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직접 만나 나누던 일상이 이제는 이모지와 댓글 하나로 축약되어버렸다.
더 이상 번개를 쳐 봤자 누가 응할까. 그런 생각이 자연스러웠다고 한다. 실제로 그렇게 누구나 저마다 바쁜 시대가 되었다. 번개를 열 엄두도 낼 수 없게.
온라인에서 맺은 인연이 시간이 지나며 희미해지는 것은 이 커뮤니티만의 현상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대학 동기들과의 카톡 그룹, 게임 길드, 졸업 후 잃어버린 반 친구들—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만나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뜨거운 일상 속 인연이 세월과 거리 앞에서 조용히 남남이 되어가는 것. 그것이 온라인 기반 관계의 공통된 특징일 수도 있다.
📌 원문 발췌
클량에서 알게된 사람들 중엔 그나마 1년에 한 번 얼굴 보는 사람 1명... 2-3년에 얼굴 보는 사람 1명... 정도 남았네요. 점점 사람을 안만난다는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든 생각입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