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 화제를 모았다. 밀가루 음식을 주식으로 하는 지역과 국민성을 연결한 주장인데, 그 내용이 꽤 구체적이고 자신만만하다. 핵심 주장은 이렇다. 밀을 많이 먹는 나라들(미국,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은 개인주의 성향으로 인해 게으르고 무례하며, 반대로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은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사회적 규범을 잘 따른다는 것으로 보인다.
글은 더 나아가 생물학적 주장까지 내놓는다. "밀에는 공격성을 유발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서양인들의 무례함과 불친절함의 원인이라는 논리다. 반대로 쌀밥을 오랫동안 섭취해온 동아시아 사람들은 그 영향으로 성격이 온순하고 책임감이 있다는 식으로 전개된다. 글의 결론은 "쌀이 밀보다 우월하다"는 명확한 선언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관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주장의 논리 구조를 자세히 따져보면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 번째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혼동인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에서 주식 문화와 문화적 특성이 함께 나타난다고 해서, 음식이 성격을 결정한다는 인과관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선후 관계가 반대일 수도 있고, 둘 다 제3의 요인(역사, 경제, 제도)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문제는 근거의 부재다. "밀의 공격성 성분"이 무엇인지 명시되지 않았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어떤 과학적 자료나 통계도 제시되지 않는다. 음식의 일부 성분이 기분이나 에너지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이것이 국민성 전체를 결정한다는 주장은 상당히 다른 문제다.
더 근본적으로는, 같은 주식 문화권 내에서도 국가마다 시대마다 사회상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이 이론의 허점을 드러낸다. 북한과 남한은 같은 쌀밥을 먹지만 사회 구조가 완전히 다르고, 과거의 한국과 현재의 한국도 주식은 같지만 국민성으로 평가되는 특성들이 많이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음식이 성격을 결정한다면 이런 변화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역사적 맥락, 경제 발전 단계, 사회 제도, 교육 체계 같은 요소들이 훨씬 더 강력하게 사회적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더 그럴듯한 설명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런 주장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공감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확증편향의 작용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동아시아인은 더 똑똑하고 부지런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을 때, 세상의 모든 현상이 그 믿음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해석되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음식이 성격을 결정한다"는 흥미롭고 신선한 가설을 덧붙이면,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과학적 주장인 양 포장되는 결과가 생긴다. 자신이 관찰한 것들이 모두 그 이론과 일치하는 방향으로만 눈에 띄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는 패턴을 잘 보여준다. 자국 문화를 긍정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객관적 근거 없이 과학적 사실처럼 주장하는 순간 오류에 빠지기 쉽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재미있는 가설이자 흥미로운 관찰일 수 있지만, 이를 진지한 학설로 받아들이려면 훨씬 더 탄탄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 원문 발췌
밀은 성격도 공격적으로 하게 하는 성분이 함유되어서 실제로 외국인들보면 대다수가 무례하거나 불친절하잖아. 밀가루 음식은 건강에만 해로운게 아니라 책임감이나 성격,인성에도 영향을 많이 주는듯.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