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한 멤버가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계 제작을 해보고 싶다는 쪽지들이 매일처럼 들어왔다. 처음엔 하루에도 여러 통씩, 결국 수천 통에 가까운 문의를 받게 되었다. 누군가 관심을 보이고 응원해주는 것은 기쁜 일이었지만, 문제가 있었다. 그에게 제대로 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자격이나 지식이 없다는 것이었다.

"시계 공부는 어떻게 시작하나요?" "미경험자도 배울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에 자신은 늘 같은 진실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저는 이 분야에서 아무것도 제대로 모릅니다." 이 말이 전부였다.

왜 그랬을까. 자신의 경력을 되짚어보면, 시계에 대한 어떤 정규 교육도 받은 적이 없었다. 시계 수리를 경험해본 적도 없었고, 오토매틱 시계 내부 구조를 분해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제작 과정? 선반이라는 기계를 다루는 법? 모두 처음이었다. 시계 제작의 세계에 들어가려면 보통 전문 학원을 다니거나 관련 서적을 읽고, 심하면 해외 유학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높은 진입장벽을 처음엔 몰랐다. 무지했기 때문에 오히려 겁 없이 뛰어들 수 있었다.

선반을 사기로 결정한 순간을 되돌아보면, 그것은 결코 치밀한 계획의 산물이 아니었다. 인터넷을 어슬렁거리다가 문득 느낀 감정이 전부였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생각 하나가 촉발제였다. 선반을 구입하고 나서, 제대로 된 교과서를 읽기 시작하지 않았다. 학원에 등록할 생각도 없었다. 그 시점에 자신은 ADHD 진단을 받은 상태여서, 책 한 권을 정독하려는 시도 자체가 고역이었다. 두꺼운 시계 제작 이론서는 처음부터 선택지가 아니었다. 결국 남은 방법은 도구를 사놓고 직접 만들어보면서 몸으로 터득하는 것뿐이었다.

문의자들에게 "아는 게 없다"고 솔직히 답했을 때의 반응을 보며, 자신도 뭔가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그 이후로 개인적으로 알아본 시계 제작 경로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받는 상담 요청에 대해 "시계를 배우려면 서울의 전문 학원을 다니거나, 몇 권의 책을 읽거나, 해외 유학 같은 정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라고 설명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많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쪽지를 보냈던 수천 명 중에서 실제로 학원을 찾거나 책을 구매해 시작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더러 해외 유학까지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지만, 그건 정말 드문 예외였다. 많은 사람들이 "고맙습니다"라는 말 뒤에 조용히 발을 빼곤 했다고 한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선반이라는 기계 하나, 그리고 시행착오만으로 배워온 세월인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도, 전문가 지도도, 학위도 없이 손으로만 만들어온 시간들이 모여, 지금 완성된 결과물들로 이어졌다. 혹시 누군가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시계를 배워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한다면, 전문 경로도 분명 중요하지만, '무지한 상태에서 그냥 시작해보기'의 힘도 있다는 걸 기억해줄 만할 것 같다.


📌 원문 발췌

시계 해보고싶다는 쪽지 엄청나게 많이 받았는데, 그냥 인터넷 보다가 나도 할 수 있겠다 생각해서 선반 사서 시작함. 10년쯤 지나서 이런거 하고있음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