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라는 이유로 경제적으로 힘들 텐데도, 애인과의 데이트에서는 자신이 더 많은 비용을 내고 있었다. 처음엔 그게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자신도 여유 있을 때 쓰자는 마음이었다. 다만 한 가지 어색한 점이 있었다. 상대방이 정말로 고마워하는 모습이 없었다는 것. 오히려 계산할 때마다 투덜거리듯 낼 때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뭔가 상황을 '간보는' 느낌만 줬다고 한다. 글쓴이가 받은 인상은, 상대방이 자신의 배려를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현타가 불어닥쳤다. 용기 내 상대방과 대화를 나눴는데, 돌아온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상대방은 발끈하며 "액수로 따지면 내가 더 냈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밥집도 비싼 곳에 간 적이 없다는 것이 글쓴이의 기억이었고, 상대방의 논리가 어떻게 도출된 건지 불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순간이 중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를 풀어보려던 글쓴이를 맞이한 게 책임 회피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상대방이 꺼낸 게 '데이트통장'이었다. 상대방은 "전에 만난 애인은 현명해서 이렇게 일정액을 정해놓고 썼다"며 전 애인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남자니까 더 넣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언뜻 들으면 배려심 있는 제안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 금액을 물었을 때 상대방은 "5만원?"이라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가 만나는 횟수를 고려했을 때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상대방이 진지하게 생각한 건지, 아니면 일단 말만 하고 넘어가려던 건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결국 흐지부지된 것 같았다. 구체적으로 실행하려는 대화를 요청했지만, 상대방은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또 비슷한 상황이 불거졌다. 그러자 상대방은 "넌 데이트통장 안 한다고 했잖아"라며 책임을 글쓴이에게 돌렸다. 마치 자신은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글쓴이가 거절한 것처럼 몰아간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느낀 건, 자신이 '계산적인 애인'으로 낙인찍히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데이트통장이라는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것을 제안하고 운영하는 태도에 있어 보인다는 것으로 보인다. 투명성 있게 데이트 비용을 분담하는 것은 분명 건강할 수 있다. 다만 한쪽이 제안만 꺼내놓고 구체적 실행에선 계속 외면하면, 그 제안은 결국 '나는 이미 배려했으니 넌 다음엔 더 내야지'라는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전 애인은 현명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비교는 현재 파트너를 평가절하하는 것이고, "넌 거절했잖아"라는 책임 전가는 대화 자체를 무화시킨다. 이 문제를 풀려면, 데이트통장 같은 '제도'보다 먼저 상대방과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화하는 태도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돈 관리도 중요하지만, 상대를 존중하고 책임감 있게 말하는 자세가 없으면 어떤 제도도 결국 갈등만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이 사연에서 읽힌다.


📌 원문 발췌

'애인은 고맙단 반응도 안 하고 간보는 느낌만 했는데, 그러다 해결책으로 데이트통장을 꺼내면서 자기가 남자니까 더 넣겠다고 했다.'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