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가 홍콩에 도착해 택시 기사나 카페에서 "쉐쉐(謝謝)"라고 인사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무뚝뚝하거나 차갑다. 왜일까? 실은 그 짧은 인사 속에 홍콩인들의 민감한 감정이 얽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홍콩인들이 만다린에 예민한 이유는 최근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이후, 홍콩은 형식상 '일국양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9년 민주화 시위와 그 이후의 진압으로 홍콩인들의 본토에 대한 반감은 더욱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인들은 우리가 일제 강점기 일본을 바라보는 감정에 가까운 심정으로 중국 본토를 인식한다고 한다. 자유로운 삶을 누리다가 통제 속으로 편입되었다는 역사적 트라우마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한 크리에이터가 홍콩 거리에서 같은 인사를 세 가지 언어로 시도해본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만다린으로 인사했을 때는 현지인들의 반응이 차갑고 무뚝뚝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어는 어느 정도 친절한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광둥어(粤語)로 인사했을 때는 가장 따뜻하고 친절한 반응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었다. 이 반응의 차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과 감정의 문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광둥어는 홍콩만의 고유 언어이자, 홍콩인의 정체성 그 자체다. 반면 만다린(보통화)은 중국 본토의 공식 언어로 인식되기 때문에, 무심코 만다린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본토인이거나 본토 문화의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 오인받을 수 있다. 홍콩 내에서도 본토인들은 차별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언어 선택은 문화적 소속감을 드러내는 신호가 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여행객 입장에서 홍콩을 방문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지 문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만다린보다는 광둥어의 기본 표현을 배우거나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예의 바른 선택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광둥어로 "음꺼이(唔該)"라고 감사를 표현하거나, 단순히 영어의 "Thank you"를 쓰는 것이 현지인과의 마찰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의견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시도한 사람들은 훨씬 친절한 반응으로 돌아왔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것이 단순한 관광 팁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홍콩이라는 도시가 겪어온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 여행은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감정과 역사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홍콩 방문 전에 이러한 배경을 조금이라도 알아두면,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홍콩 사람들이 마치 우리가 일제 강점기 일본을 대하듯이 중국 본토를 생각한다고 하며, 만다린 대신 광둥어 '음꺼이'를 쓰는 편이 낫다고 한다.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