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정치적 이탈을 극존칭과 반어체로 표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글쓴이는 정부 지도자를 "***님"이라 부르며 "격노를 거두세요"라고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표면적으로는 간청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는 수사법인 것으로 보인다.
글 속 불만들은 여러 차원에서 드러난다. 첫째, 특정 세력 처리와 개혁 정책의 방향성 문제다. 글쓴이에 따르면 정부는 "내란 관련 인물을 선별해 처리하면서도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식이 모순돼 보인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쪽은 처단하고 한쪽은 개혁한다는 논리가, 일관된 원칙에서 나온다기보다는 선택적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둘째, '포용'이라는 명분의 이중성인 것으로 보인다. 글에서는 정부가 "한쪽 진영도, 그 진영을 모욕한 자들도 따뜻하게 포용한다"고 하면서 동시에 "민주시민들"에게는 비판적 톤을 유지한다고 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용을 내걸었으면 모든 대상에게 균등해야 하는데, 글쓴이는 그 기준이 한쪽에만 엄격하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순이 극존칭 반어의 배경이 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셋째, 노선 변화에 대한 누적된 불신인 것으로 보인다. 글에 언급된 이전 정부 인사들은 "눈앗가시 같은 이들"로 표현되는데, 현 정부의 포용 정책이 실제로는 제한적 범위에서만 작동한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포용을 내걸었던 정부가 결국은 선택적으로 움직인다는 실망이 축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흥미로운 건 글의 문체다. 극존칭과 반어를 섞은 문장들은 순간의 감정 폭발보다는, 배신감의 깊이를 측정하는 언어 신호로 읽힌다. 극존칭은 역설적으로 존경이 식어버렸음을 증명한다. 존경이 남아 있다면 진심의 존칭을 쓸 텐데, 반어로 뒤튼다는 건 마음이 떠났다는 신호다. 보통 이런 형식의 글은 한두 사건으로 터지지 않는다. 오랜 기간 쌓인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 폭발하는 양식인 것으로 보인다.
글의 끝은 더 의미심장하다. 글쓴이는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겠다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 감정 토로를 넘어 명확한 행동 선언인 것으로 보인다. 극존칭으로 시작한 글이 투표 선언으로 끝나는 구조 자체가, 실망의 강도와 최종성을 말해준다.
이 글이 보여주는 건 특정 정치 진영 지지층의 내부 균열과 그것의 언어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극존칭과 반어는 차용일 수도, 복합적 심정의 표현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지지→실망→결별'이라는 정치적 궤도의 전형을 따른다. 누적된 노선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 명시적 이탈로 전환되는 과정이, 한 명의 지지자 경험담에 압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 글이 보여주는 건, 극존칭 반어라는 언어 선택 자체가 얼마나 강한 신호인지다.
📌 원문 발췌
부디 격노를 거두시고 따뜻 달달한 포용으로 미천한 국민들의 대통합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저는 곧 ***를 뽑겠습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