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에 남동생 가족은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로 나간다고 한다. 한편 부모님은 남동생 회사에서 마련한 무료 연수원을 이용하도록 권유받게 된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시설이라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운 좋게 당첨된 기회라는 설명인 것으로 보인다.

엄마는 당연스럽게 자녀에게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다. 가는 곳의 위치나 날짜는 미리 상의 받지 않은 채로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 당사자는 처음 듣는 일정이고 장소가 되어버린다.

부모님만 다녀오도록 할 수도 있다. 다만 연수원이 있는 곳까지 편도 4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거리라는 게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부모님도 혼자 가시는 것보다는 함께할 누군가를 원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가야 하나?

그렇다면 실제로 누가 무엇을 감당하게 될까. 왕복 운전은 당연히 본인의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식사를 어디서 할지, 뭘 먹을지도 결정해야 한다. 각종 입장료나 액티비티 비용도 본인이 내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2박 3일간의 모든 일정을 짜는 것도, 결국 본인의 몫이 될 거라는 예상인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전체 여행을 주도적으로 챙기는 '패키지 담당자'가 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모님께 쓰이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없다고 한다. 실제로 올해 초에도, 지난해 가을에도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 그때마다 일정을 직접 기획하고, 필요한 비용을 감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두 차례를 해본 경험 속에서도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는 게 문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여기서 느껴지는 불편함의 정체는 다른 곳에 있어 보인다. 명절이나 여행 시즌이 올 때마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 가족 중 누군가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다른 누군가는 '실제로 그것을 실현시키는 모든 수고'를 감당하는 구조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더 문제라고 느껴지는 부분은, 대부분의 감사와 칭찬이 '기회를 제공한 쪽'에게 향한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 연수원 예약을 챙겨준 남동생에게는 부모님이 감사를 표한다. 반면 실제로 모든 것을 조율하고 비용을 들이는 당사자는 그저 '자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남동생 입장에서는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료 연수원이라는 기회를 부모님에게 안겨드렸으니까. 하지만 '생색을 낸다'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는, 실제 책임이 그 기회 제공에서 끝난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동생은 자신의 가족과 함께 해외로 떠나고, 부모님 여행의 모든 실무(운전, 식사, 비용, 일정 관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몫이 되는 구조다. 겉으로는 '부모님 배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제3자에게 자연스럽게 전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상의가 있었다면 달랐을 수도 있다. 만약 부모님이 '이번 여름에 어디 한 번 가볼까?'라고 먼저 제안하고, 당사자가 함께 목적지와 일정을 짰다면, 자발적인 선택으로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날짜와 장소가 이미 정해진 후에 '이때 함께 가줄래?'라고 묻는 방식은 사실상 참석을 강제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직장에서 이미 '휴가 시기는 언제든 괜찮다'고 팀원들에게 알려둔 상황을 갑자기 뒤바꿔야 한다는 점도 추가 부담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고마워해야 하나?' 또는 '거절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남동생의 배려에 감사하는 입장, 후자는 본인의 정당한 거절권을 행사하려는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지는, 이 역할 분담을 얼마나 오래 감수할 의향이 있는지, 그리고 가족 내 대화가 얼마나 열려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남동생은 지네 가족끼리 해외로 놀러가면서 선심쓰듯 회사 연수원 부모님께 쓰라고 주면서 지 할 몫 다 했다고 생색 내는 거임. 오며가며 운전은 내 몫일거고, 식사며 입장료 역시 다 내가 부담할 상황일거임.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