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현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형제는 친구 같은 존재다. 언어도 존댓말이 아닌 반말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경어를 쓴다는 개념 자체가 낯설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몇십 년 전만 해도 상황이 전혀 달랐다는 흥미로운 증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오고 있다.

"증조할머니가 내 동생을 보고 언니한테는 존댓말을 써야 한다고 가르쳤다"는 경험담이 공개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어린 시절 이런 가르침을 받았으나, 그마저도 당시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본인과 동생이 연년생이었다면, 나이가 거의 차이 나지 않는데 경어를 써야 한다는 관습의 부자연스러움은 더욱 두드러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오래된 세대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같은 글에서는 고모할머니들의 대화를 목격한 기억이 나누어졌다. 작은 고모할머니가 큰 고모할머니에게 존댓말을 쓰는 모습을 본 것이 언급됐는데, 이는 형제 간에도 장유유서(長幼有序)라는 유교적 원칙이 얼마나 철저히 적용되었는지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친형제자매 사이는 물론, 형제 관계에서도 나이 순서에 따른 상하 구분이 명확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 시대 이래 유교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 내 상하 관계를 엄격히 구분했고, 이것이 언어 예절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손아래 형제가 손위 형제에게 경어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사회적 질서와 도덕적 위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여겨졌다. 대가족 구조가 유지되고 세대 간 동거가 일반적이던 근현대까지, 이 관습은 일부 보수적인 가문에서 명맥을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현대 사회에서는 형제 간 존댓말 문화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전문가들과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러한 사회 구조적 변화가 이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핵가족화로 인해 대가족 전통이 약화되었다. 동시에 출산율 감소로 형제 간 나이 차이가 점점 줄어들었다. 연년생이나 일란성 쌍둥이 형제자매가 늘어난 것도 중요한 요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현대 대중문화와 미디어에서는 형제 관계의 친밀감과 우애, '친구 같은' 감정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것이 사회적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결국 형제 간 존댓말은 어른의 적극적인 교육과 강제 없이는 자연 발생하지 않는 관습이 되었다. 과거의 장유유서 원칙이 자동으로 언어 표현에 반영되는 시대는 완전히 지나갔다는 의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혹시 손위 형제한테 존댓말을 쓰는 집이 있나"라는 질문이 올라올 정도로, 이제 그 관습은 역사적 기억의 영역으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 유교 전통이 남긴 가족 언어 문화가 현대 사회의 변화 속에서 흔적만 남기고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증조할머니가 내 동생 보고 언니한텐 존댓말 써야된다고 가르친거 같았는데, 작은 고모할머니가 큰 고모할머니한테 존댓말 쓰신것 같았음. 요즘 혹시 손위 형제한테 존댓말 쓰는 집이 있음??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