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첫 번째 글에서 엄마와 누나의 차별 대우로 인한 서운함을 토로했던 한 남학생이, 수천 개의 댓글을 읽은 뒤 자신을 돌아보는 후속 글을 남겼다.

본인은 이제 성인이며 경제력도 있다며 금전적 형편이 어려워서 하소연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첫 번째 글 이후 쏟아진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아마도 자신이 당연시해온 가정 내 역할 분담에 대한 반박들—이 마음을 크게 흔들었던 것 같다. 특히 집안일을 엄마의 일로 여겨왔던 것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이 학생이 깨달음을 얻은 과정은 개인의 성찰이 아니라 집단 피드백을 통한 것이었다. 댓글창에 모인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들이 한 개인의 인식을 바꾸어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가정 내에서 집안일이 자신이 아닌 엄마의 것으로 인식되어온 원인을 단순히 누나와의 차별로만 봤던 자신의 사고방식에 오류가 있었음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무의식 중에 내면화해온 성역할 분업이, 당사자의 악의가 아니라 가정 내 관습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읽힌다.

깨달음 이후 행동은 빨랐다. 엄마에게 보낼 장문의 카톡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혼자서는 마음을 전하기 어렵다고 느꼈는지, 누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GPT 도구까지 동원했다고 밝혔다. 감정 표현에 서툰 자녀가 디지털 도구까지 활용해 가족과의 화해를 시도하는 모습은, 오늘날의 세대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메시지에는 엄마에게 더 이상 무심하지 않겠다, 누나에게 감사하겠다, 돌아가면 집안일을 맡겠다는 내용들이 담겼던 것 같다.

하지만 엄마의 반응은 무응답이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그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예전에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서운함들이 떠올랐다. 고등학생 때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쳤을 때, 엄마에게 연락했으나 응답이 없었고 결국 누나가 알바를 하던 중 달려왔다. 당시 통장에 돈이 없었던 터라 누나가 병원 치료비를 결제해주었다. 그 후 엄마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상황을 전해 들었지만 본인에게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3 시험 기간에도 엄마가 늦게 들어오실 테니 거실에서 집을 지키라고 요구받았던 기억도 떠올랐다. 당시는 시험 전날이었기에 그 요청이 더욱 무거웠던 것 같다.

이러한 기억들이 떠올랐을 때, 그는 다시 한번 서운함을 느꼈으나 동시에 자신이 놓친 부분을 인식하려 애썼던 것 같다. "또 서운하면서도 또 제가 한 거 생각하며 마음잡고 있다"는 표현에서 그러한 내적 갈등이 느껴진다.

결국 그는 현실적인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번의 메시지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걸 알겠다며,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격상 거칠거나 부드럽지 못할 수 있지만 계속 말을 걸겠다고, 엄마가 좋아하실만한 것이 무엇인지 누나에게도 물어보며 노력해보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차별을 받았다고 느꼈던 감정과 자신이 해온 행동 사이의 간극을 인식하고, 그럼에도 변화해보겠다는 다짐으로 읽혔다.


📌 원문 발췌

엄마한테는 장문의 톡을 보냈어요. 혼자서는 쓰기 힘들어서 누나한테도 도움요청하고 gpt도 돌려봤어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