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즌이 되면서 전국이 경기 중계와 응원으로 들썩이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사회와 단절된 교도소와 구치소의 수용자들도 월드컵을 관람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다. 일단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인 한국 축구대표팀의 체코전은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중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월드컵 한국전 녹화 방송은 예정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에 예정된 체코전도 전국 교정시설에선 화면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의미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교정당국이 공개한 방송 편성표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부터 정오까지 지상파 채널의 일반 프로그램은 방영될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체코전 경기 시간은 편성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정책은 *** 전 대통령이 수감된 *** 구치소를 포함해 전국 교정시설에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무부는 "이슈가 커지거나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경우" 편성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발언이 갖는 의미를 분석해보면, 수용자의 TV 시청권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으면서도 현실의 편성 여부는 전적으로 행정 기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구조를 드러낸다. 형집행법 48조에 따르면 수용자는 '정서 안정 및 교양 습득'을 위해 라디오를 듣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같은 법 시행규칙에서는 교정시설장이 1일 6시간 이내에서 방송 편성 시간을 독자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법적 권리와 현실의 실행 사이에 광범위한 재량 영역이 존재하는 구조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전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재량이 어떤 기준 아래에서 행사되어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경우, 개최국이라는 점을 고려해 교도소와 구치소 수용자들도 생중계로 주요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엔 대부분 경기가 낮이나 저녁 시간대에 열려 일과 시간 중에 시청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국민 통합'을 이유로 모든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있도록 법무부가 허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각 방에 설치된 텔레비전으로 중계를 시청할 수 있게 해주었고, 축구 시청을 원치 않는 수용자들을 위해 별도 취침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 이후 월드컵에서는 상황이 점진적으로 달라졌다고 보인다. 이후 개최된 월드컵에서는 일부 경기만 생중계하거나, 심야 시간대 경기의 경우 녹화 방송으로 다음 날 낮에 방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의 정확한 이유는 공식적으로 설명되지 않았지만, 교정시설 관리상 안정성이 우선시되면서 유연성이 축소되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한편 교도소 내 방송 편성은 수용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과 외부 관계자에게도 실질적 관심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수용자 가족들이나 연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매주 법무부 교정본부가 발표하는 주간 방송 계획표를 읽기 쉽게 재편집해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또 수용자 편지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편지와 함께 최신 방송 편성표를 무료로 동봉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수용자와 외부 세계의 소통 수단으로서 방송 편성이 얼마나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TV 시청 정책을 처우 개선의 대상으로 제기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일명 '한강 몸통 시신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는 교도소에서 텔레비전 시청을 제한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수용자 처우의 일부로서 미디어 접근권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쟁을 촉발했던 사건이었다는 평가다.
📌 원문 발췌
12일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월드컵 한국전 녹화 방송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예외는 있다. 만약 한국이 16강 진출 등으로 국민적 관심이나 이슈성이 커질 경우 편성 여부를 고려할 수는 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