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 남자친구의 부모님께 결혼을 생각한다며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그다음 날—예비 시어머니가 남자친구에게 보낸 카톡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좋아하는 인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불편한 감정이 자리 잡혔다.

카톡의 내용은 이랬다. "***집에 언제 인사가냐? 빨리 갔다 와서 추석에 데려와서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게 해라. 내가 작은댁 작은아버지한테 자랑 좀 해놨다. 그러니까 빨리 왔다가라. 온 집안 사람들이 화제고 그 얘기만 하면서 고대하고 있다." 가장 걸렸던 부분은 우리 본가를 지역명+집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호칭하기보다는 지역으로 일반화해서 부르는 태도. 그것이 드러내는 건 뭘까? 마치 한 개인과 그 가족을 '그곳 사람들' 정도로 축약하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게다가 첫인사는 좋지 않았다. 예비 시어머니는 남자친구와 스킨십을 했고, 식당에서도 남자친구 옆에만 앉으려고 했으며, 나는 없는 취급했다. 나에게는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내며 건들었다.

"아들을 보내는 섭섭함이겠지"라고 스스로를 달랬고, 그 후 우리 부모님을 하대하고 우습게 여기는 말까지 들었지만, 당시에는 "며느리를 길들이려는 의도인가 보다"라고 넘어갔다. 하지만 그 카톡만은 달랐다. '편한 말투'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것이, 사실 상대 가족에 대한 위계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느껴졌다. 지역명으로 누군가의 집을 부르는 건 그들을 동등한 주체가 아닌, 부속 정도로 보는 태도 아닌가. 한 사람의 가족을 따뜻한 표현이 아니라 마치 지리학 교과서처럼 대했다.

이 일을 남자친구와 말했을 때 받은 반응이 또 다른 깨달음이었다. "엄마가 편하게 말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 니가 문제 삼으니 문제가 되는 거야. 우리 엄마는 착하고 순박한 시골사람인데 왜 나쁘게 몰아가냐. 어디 인터넷에서 이상한 글이나 봤냐"라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깨달은 것은 갈등을 직시하고 중재하려는 의지의 부재였다. 파트너가 우리 사이의 문제를 '문제가 아닌 것으로' 돌리고, 나의 문제 제기를 '인터넷 탓'으로 폄하하는 태도. 이것이 결국 결혼 후에는 어떻게 될까.

결혼 전의 작은 신호가 결혼 후 더 커진다는 건 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시어머니의 '편한 말'이 결국 일상화되고, 파트너의 '니가 문제'라는 회피가 계속된다면, 이것은 단순한 호칭 문제가 아니라 가족 간 존중의 부재를 보여주는 신호다. 초기 신호를 '아들 보내는 섭섭함' 정도로만 이해하면, 나중에는 훨씬 더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의 불편함과 분노는, 결혼이라는 인생의 선택 앞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신호판이다.


📌 원문 발췌

***집에 언제 인사가냐? 빨리 갔다 와서 추석에 데려와서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게 해라. 내가 작은댁 작은아버지한테 자랑 좀 해놨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