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몇 년 전부터 순수문학 쓰기를 꿈꿔왔어요. 다양한 문학상에도 투고해봤고 여러 번 떨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오다가, 최근에 핫한 웹소설 시장에 눈을 돌렸어요. "이 정도 실력이면 순수문학도 인정받으니까, 웹소설이라면 월천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요.

평소에 웹소설을 별로 읽지 않아서 어떤 형식이나 문체를 써야 하는지는 대충만 알고 있었어요. 대충 판타지나 로맨스 물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만 쓰면 되겠지, 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웹 플랫폼에서는 유행하는 장르나 트렌드가 있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어요. 어쨌든 내 실력과 자존감이 있으니까 대충 써도 괜찮겠지, 라는 나이브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몇 주 동안 정말 열심히 원고를 작성했어요. 밤을 새우면서 스토리를 구성하고, 캐릭터를 만들고, 대사를 썼어요. 마침 공모전 시즌이었으니 한번 제출해보자는 심정으로 응모했죠.

제출 후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첫 댓글이 달렸어요! 나는 기대감과 떨림으로 그 댓글을 클릭했는데... 예상과 완전히 달랐어요.

댓글 내용은 이렇게 길더라고요:

"글에 줄바꿈도 없고 같은 줄에서 대사의 끝과 시작이 동시에 있고, 종이책처럼 아니 요즘 종이책도 안 그러는 방식으로 되어있네요. 문단과 문단 사이, 대사와 대사 사이에 엔터 한 번만 하면 가독성에 좋을 것 같습니다. 웹소설은 핸드헬드 기기인 모바일 화면이 주라서 이렇게 맥락에 따라 문단 혹은 문장 단위로 끊어서 글을 이어주지 않으면 시선이 흔들려서 보기 힘듭니다. 흔히 말하는 벽돌체 같습니다. 그 끊는 호흡을 익히려면 마침 공모전이니 다른 기성 작가들의 웹소도 한번 보고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충격이었어요. 나는 내용이 재미있고 스토리가 탄탄하면 당연히 사람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기본적인 포맷과 가독성도 그렇게 중요하다는 걸 생각도 못 했거든요. 게다가 이 댓글의 톤은 정말 따뜻하고 성의 있었는데, 결국 내 글의 형식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뜻이잖아요.

마음이 한두 번 내려앉았어요. 순수문학 경향에 빠져 있던 나로서는, 웹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규칙을 무시한 나 자신이 한심했거든요. 아, 웹소설도 나름의 형식과 호흡이 있고,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거구나. 이제야 깨달았어요. 순수문학의 자존감은 웹소설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배웠어요.


📌 원문 발췌

"글에 줄바꿈도 없고 같은 줄에서 대사의 끝과 시작이 동시에 있고 종이책처럼 아니 요즘 종이책도 안그러는 방식으로 되어있고 문단과 문단 사이 대사와 대사 사이에 엔터창 한번만 하면 가독성에 좋을 듯 싶습니다. 웹소설은 핸드헬드 기기인 모바일 화면이 주라서 이렇게 맥락에 따라 문단 혹은 문장 단위로 끊어서 글을 이어주지 않으면 시선이 흔들려서 보기 힘이 듭니다. 흔히 말하는 벽돌체같습니다. 그 끊는 호흡을 익히려면 마침 공모전이니 다른 기성 작가들의 웹소도 한번 보고 참조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내 작품에 달린 첫 댓글이 이거야....?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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