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도록 한 곳을 안 간다는 게 이상할 정도다. 별마당 도서관이라는 이름은 여러 번 들었다. 코엑스 안에 있고, 2017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SNS에서 자주 떴고, 누군가는 "인생샷 명소"라고도 불렀다. 북과 빛이 어울린다며 감탄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직접 본 적은 없다. 알긴 한데 못 본 곳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험은 나만의 것이 아닌 것 같다. 세상엔 집을 벗어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밖으로 나간다는 건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람이 많은 곳이 무섭다면 더욱. 그런 사람들에게 "별마당 도서관"은 유명하지만, 마치 다른 세계의 일 같다. 알지만 가지 못한 곳. 그게 바로 이곳의 정체성인 듯한 것으로 전해진다.
직장도 그곳과는 반대편에 있었다. 퇴근 후 한 시간 이상을 더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버스도 타야 하고, 지하철도 갈아타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로를 확인하는 것도 번거롭고, 그 과정에서 예상 밖의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집에 가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합리화가 있을 때마다 "아, 그냥 집에 있자"는 생각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사회 초대는 의외로 자주 들어왔다. 직장에서도 괜찮은 기회들을 주곤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거리 때문에, 그리고 낯선 곳이 무섭다는 이유로 항상 정중하게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합니다. 이번엔 참석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문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중에 뉴스로 그 영화를 봤고, "아, 그때 가볼 걸"이라며 후회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후회도 일시적이었다. 역시 안주의 편함이 더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작은 포기들이 쌓여서 이제는 집 밖이 완전히 낯설어졌다.
어제는 달랐다. 너무 좋아했던 시리즈 영화의 시사회였다. 극장 개봉이 아니라 이런 특별한 기회가 아니면 못 볼 수도 있는 작품이었다. 평소 같았다면 "감사합니다"라고 거절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거리, 그 불편함을 핑계 삼아. 하지만 정말 보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으로 10년의 습관을 깼다. "네, 가겠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쉽게. 마치 누군가 다른 사람이 말한 것처럼.
그 말을 꺼낸 순간부터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길을 잃지는 않을까. 지하철을 놓치지는 않을까. 너무 많은 사람 속에서 괜찮을 수 있을까. 에스컬레이터는 타본 지가 언제였지. 가는 길이 복잡하지는 않을까. 혹시 미로처럼 헷갈리지는 않을까. 무섭다는 감정이 여러 형태로 다가왔다. 평소처럼 이 모든 생각이 결심을 흔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그 거리감이 이기는 건 아닐까. 다시 거절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마음이 더 컸다. 신기한 순간이었다. 처음으로 두려움을 이기는 감정을 느껴봤다.
혼자 가면 더 불안할 것 같았다. 누군가와 함께 가면 조금 나을 듯한 것으로 전해진다. 혹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커뮤니티에 있을까. 그렇다면 함께 볼 수 있지 않을까. 손가락이 올라갔다. 손가락이 내려왔다. 만약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으면? 그 침묵 속에서 나만 남겨질 것 같았다. 혼자라는 것이 이미 무서운데, 그 무서움을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라고 마음먹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여전히 버거워 보인다. 특히 처음 가는 곳이라면 더욱. 하지만 정말 원하는 것이 있으면 두려움도 작아지는 법인 것 같다. 내일은 직장을 조금 일찍 나올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 처음 가는 길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시사회를 보고, 그리고 어쩌면 이 기회에 별마당 도서관도 눈에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10년 만에. 그 장소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혼자라도 가서 봐야겠다.
📌 원문 발췌
이 정도면 코엑스를 10년 넘게 안 간 거 같...;;; 제가 넘 좋아했던 시리즈 영화라 가기로 결심!!!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