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친구에게 집들이 선물을 보내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축이나 전셋집으로 옮기는 게 새로운 시작이니, 뭔가 의미 있는 것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뭘 좋아할지, 이미 뭘 샀을지 모르니까, 일단 물어보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줘."

그리고 나흘 뒤에 친구가 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6인용 압력밥솥이었다. 상품 페이지의 스크린샷에 상세 사진까지 여러 장. 설명서 샷도 있었다. 그 아래로는 간단한 글귀만: "이거 주면 좋겠어."

순간 손이 멈쳤다. 집들이 선물이 보통 뭐였는지 생각이 났다. 예쁜 화분, 향기로운 디퓨저, 센스 있는 부엌 소품, 그 정도가 기준이었다. 가격도 대부분 몇 만 원대였다. 그런데 6인용 압력밥솥은. 수십만 원대 가전인 것으로 보인다. 새 집에서 자취를 시작하거나 작은 모임을 하려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물로서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미니멀하면서도 감정이 담긴 선물 vs 실용적이고 직설적인 물건. 그 선이 확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글쓴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물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의견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뉌 것으로 전해진다.

한쪽에서는 "솔직하고 좋다"며 밥솥을 사주는 게 맞다고 봤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새 집에 정말 필요한 물건을 친구가 직접 원하고 있으니, 그 욕구를 존중해주는 게 가장 성숙한 선물 문화라는 취지였다. 상대의 진심 있는 요청을 외면하고 자기 마음대로 예쁜 것을 강요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냐는 논리도 나왔다.

다른 쪽에서는 "그래도 예쁜 걸 선물하고 싶다"는 입장이 있었다. 선물이라는 게 받는 사람의 실질적 필요와 주는 사람의 따뜻한 감정이 어우러져야 하는 건데, 너무 관계를 거래처럼 대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였다. 누군가는 이렇게 제안하기도 했다는 의견이다: "밥솥까지 사줄 거면, 꽃이랑 디퓨저, 아니면 테이블웨어 같은 걸 함께 주면서 '이건 내 진심이고, 이건 네가 원하던 거'라고 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원글을 쓴 사람은 결국 뭘 했을까. 글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그는 친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뭘 좀 아는 트친이구만."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친구가 진짜 필요로 하는 걸 중시하는 상대라는 의미. 오히려 그런 솔직함이 반가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집들이 선물이라는 관례 속에 숨어 있는 기대치와 현실의 간격이 이 에피소드에서 드러난다. 주는 쪽은 보통 "예쁜 소품이나 향기 나는 것 정도"를 생각하고, "원하는 거 말해줘"라고 말한다. 하지만 받는 쪽은 그 제안을 "진짜 필요한 건 뭐든 상관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두 마음이 만나는 지점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은 상대방의 진심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가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글쓴이는 예쁜 것 사주고 싶은 마음보다 친구의 솔직한 필요를 먼저 우선했다는 점이 인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그래도 예쁜 걸 선물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음. 뭘 좀 아는 트친이구만 반가워함.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