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의 상태가 좋지 않으셨다. 의료진은 더 이상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우리 가족은 급하게 시댁으로 입주하는 선택을 하게 됐다. 결혼 4년차, 이제 우리는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 가장 큰 약점은 작은 것들을 자주 깜빡한다는 것이었다. 물티슈 상자의 뚜껑을 닫지 않거나, 화장실 거울을 열어 놓은 채 나가는 식의 행동들. 누구나 한두 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내게는 습관이었다. 다만 나는 뒤늦게 깨닫곤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 열려 있네, 하고서 다시 닫으러 가는 식이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자꾸만 그런 짓을 반복하면, 타인의 눈에는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남편도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하는 행동들이 계속되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나에게 직접 지적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티슈 뚜껑을 또 안 닫았다는 식의 한마디들. 처음에는 그렇게 지적받으면 미안하다고 하고 고쳐보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깜빡함은 계속되었다.

문제는 어느 날 밤이었다. 충분히 마신 남편은 그 누적된 불만을 한순간에 쏟아냈다. 물티슈 뚜껑 따위를 두고 쌍욕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황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지 깜빡했을 뿐인데 이 정도까지 화할 일인가 싶었고, 동시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 이후 남편의 변화는 눈에 띄었다.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본인의 언행을 진심으로 후회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나도 내 방식의 대응책을 찾아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 자체를 제거하는 전략이었다. 남편 앞에서는 물티슈 상자를 아예 만지지 않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온함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이제는 시어머니가 같은 불만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요리를 할 때 식용유나 참기름의 뚜껑을 닫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물론 그것은 시어머니의 집이기도 했고,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 의식하고 조심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 실수하는 순간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문제는 여기서 비롯되었다. 시어머니는 그 한두 번의 실수를 놓치지 않으신 것처럼 보였다.

더 힘든 것은 지적의 빈도와 방식이었다. 10번을 제대로 했어도, 1~2번 깜빡하는 순간이 오면 그 모든 노력이 평가받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시어머니는 그때마다 반복해서 지적하셨고, 심지어 만나는 친척들한테까지 내 그 버릇을 일일이 말씀하셨다. 바쁜 와중에 아이의 밥도 챙기고, 시아버지의 밥도 챙기고, 남편의 밥도 챙기고, 설거지도 하는데, 그 틈새에 또 다시 지적이 떨어진다. 참기름 뚜껑이 열려 있다는 한 마디가 날아올 때, 나는 눈물이 날 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게 정말 이 정도로까지 지적받아야 할 일인가. 그 물음만 계속 남는다.


📌 원문 발췌

10번 잘해도 1~2번 안하면 지적질해대는데, 아이밥하랴 아버님밥하랴 남편밥하랴 설거지하랴 정신 없는와중에도 또 지적질함.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