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두 분 모두 신장병으로 투석을 받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식이 필요한 상황인데, 친정어머니는 가족 간 생체이식을 강하게 거절해왔다. 자식 신체에 손을 대는 것보다는 뇌사자 이식을 기다리는 쪽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혹시 유전적 영향이 있을까 봐, 자녀들이 나중에 신장병을 앓게 될까 봐 절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시어머니도 처음엔 뇌사자 이식을 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체이식도 고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친정어머니의 투병을 이미 겪었기에, 시어머니 진단 소식을 듣고도 여러 방면에서 자연스럽게 챙기곤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댁 가족 구성은 아들 둘과 딸 하나로, 시부모님은 아직 60대 초반인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날 시아버지가 무언가를 꺼냈다. 자신은 나이가 많아 이식 후보가 될 수 없을 것 같으니, 남편과 시동생, 그리고 며느리가 검사를 받아서 적합한 사람이 이식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었다. 친정어머니도 같은 처지인데?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포함한 이유는 이렇게 정리됐다. 글쓴이는 이미 아이를 낳았으니 다른 가족 계획이 없을 거라는 가정이었다. 반면 시동생은 아직 미혼이고, 시누이는 결혼 전이며, 사위는 아직 자녀 계획이 없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자녀를 낳아야 하니 제외"라는 논리였다. 즉, 글쓴이는 이미 자식 계획을 마쳤으니 신장 하나쯤은 내줘도 된다는 뉘앙스였다.
글쓴이는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시아버지는 조용해지는 대신 다른 말을 꺼냈다. "결혼하면 며느리도 사위도 다 자식인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니까 글쓴이도 당신의 자식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는 글쓴이의 신체 침해를 의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맞맞불을 놨다. "그럼 당신이 하고 싶으면 하세요. 우리 엄마도 검사받으시고, 적합하면 제 남편이 이식해드리겠습니다." 당신 논리대로라면 처갓집 어머니도 자식이어야 하지 않냐는 역설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그 어머니의 건강 상태를 신경 쓰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더 복잡했던 건 글쓴이 자신의 처지였다. 글쓴이 자녀는 임신 중 임신중독증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다. 친정어머니는 이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더욱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넌 절대 안 된다. 신장이 손상됐을 수 있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시아버지의 제안은 이 현실을 무시하고 있었다. 임신중독증이라는 의료적 우려도, 친정어머니가 같은 신장병 환자라는 사실도.
남편은 "아버지가 하고 싶으면 하세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 얘기는 왜 꺼내세요? 제 아내 엄마도 편찮은 거 알면서"라며 부모님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동생과 시누이는 침묵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서만 글쓴이의 손을 잡아줬다. 작은 제스처지만, 그 순간 글쓴이는 시댁 내에서 혼자가 아니라고 느꼈다.
시아버지는 마지막으로 "하기 싫으면 하지 마. 대신 뭐 바라지도 마"라며 일을 마무리 지었다. 글쓴이는 "알겠습니다"라고만 답했고,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은 이런 말을 들으라고 했다며 미안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미 시댁에 발을 들이기가 싫어졌다. 이기적이라는 표현이 자꾸만 떠올랐다. 신장 이식이라는 의료적 결정의 문제가 아니라, 며느리로서 자신이 얼마나 "선택적으로" 가족 구성원으로 취급받는지가 너무 명확해진 것 같았다. '며느리도 자식'이라는 말은 의무가 생길 때만 등장하는 게 아닐까. 그 순간, 글쓴이는 자신이 이 가족의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 원문 발췌
아버님은 남편, 시동생, 저 이렇게 셋이 검사를 받아보고 적합한 사람이 이식을 했으면 한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시어머 죽어가는거 안보이냐, 결혼하면 며느리도 사위도 다 자식이다 하시더라구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