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에 올린 사연인 것으로 보인다. 외벌이 남편이 아내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퇴근했을 때 아내가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것. 즉, 웃으며 자신을 맞아달라는 의미다.
왜 이 말이 무겁게 들릴 수밖에 없는지를 알려면 그 아내의 하루를 따라가 보면 된다.
아침부터 시작인 것으로 보인다. 연년생인 세 아이를 혼자 챙긴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원—모두 아내의 몫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 나이가 비슷하면 등원 시간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한 곳에서 끝나지 않고 여러 곳을 돈다.
등원을 마친 후에도 집에서는 일이 계속된다. 빨래, 청소, 밥 준비. 아이 셋을 키우는 집의 업무량은 가늠하기 어렵다. 하루종일 뭔가를 씻고 정리하는 반복이 된다. 한 번 정리한 거실이 몇 시간이면 다시 엉망이 된다. 그래도 다시 치운다.
오후가 되면 하원과 학원 픽업 일정이 시작된다. 어린이집 하원, 유치원 하원, 학원 픽업. 각기 다른 시간에 다른 곳들을 돈다.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는 특히 바쁘다. 한 아이를 어디 내려놓고 다른 아이를 픽업하고,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저녁은 그 다음 무대다. 밥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먹이고, 정리하고, 다음날 준비물을 챙기는 일이 이어진다. 아이가 여럿이면 편식도 다르고, 필요한 것도 다르다. 한 아이의 밥상을 차리는 것도 아니고.
이제 밤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구조가 드러난다. 부부는 각방을 쓴다. 남편은 따로 방을 쓴다. 이유는 명확하다. 외벌이로 일을 하므로 충분하게 자야 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남편은 조용한 공간에서 숙면을 취한다.
아내는 어디서 자는가. 아이 셋과 함께 자야 한다. 아기들은 밤 중에도 깬다. 뒹군다. 때론 울기도 한다. 누군가는 옆에서 자고 있고, 때론 누군가의 발이 아내의 얼굴팔로 날아온다. 아내의 수면은 파편적인 것으로 보인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쉬지 못한다.
흥미로운 건 이 구조의 합리성인 것으로 보인다. "외벌이니까 자야 한다"는 논리는 온당해 보인다. 일을 하려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건 맞다. 하지만 아내 역시 일을 한다. 아이를 돌보고, 집을 유지하는 일. 다만 이 일은 수면 시간까지 침범하는 특성이 있다. 아내의 피로 회복 기회는 구조적으로 훨씬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저 위에서 남편의 요청이 내려온다. 아내가 웃으며 자신을 맞아주길 바란다는 것. 하루종일 에너지를 쏟아부은 아내가 퇴근한 남편을 향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아내의 자책이 다시 읽힌다. "내 성격이 파탄 난 걸까." 하지만 문제는 아내의 성격에만 있지는 않아 보인다. 일과 돌봄, 가사를 혼자 담당하는 쪽이 감정까지 관리하도록 요구받는 구조 자체에 있을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신체 피로에 감정 노동까지 더해지면,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닌 구조적 불균형으로 보는 시각이 그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남편이 퇴근했을 때 와이프가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대요. 아이가 세명입니다 연년생이구요. 저는 애 셋이랑 잡니다. 제가 성격이 파탄 난 걸까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