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며느리가 시댁에서 5년간 겪은 일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4형제가 모두 결혼한 시댁에서는 매년 설과 제사 2건씩을 지내는데, 막내동서는 결혼 3년 동안 단 한 번도 명절이나 제사 음식 준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동서의 불참 이유들을 보면 각각 일리가 있어 보인다. 첫 설은 음식 준비 전날 확진을 받아 참석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제사들은 공교롭게도 평일이 많았고, 동서는 회사 근무를 이유로 음식 준비에는 오지 않다가 제사 바로 직전에만 나타나 상차림을 돕는 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에는 친정 부모님 중 한 분을 잃었고, 올해는 임신 후기 상태에서 제사를 건너뛰었으며, 다음 설도 아기 100일이 채 안 될 것 같다며 미리 못 올 것을 알렸다.

여기서 멈출 수도 있다. 그런데 글쓴이가 느끼는 반감은 동서의 불참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해 시댁이 보이는 이중 기준 때문이라고 말한다.

글쓴이도 결혼 초기에 일 때문에 명절 음식 준비에 참석하지 못한 날이 있었다. 그때 형님들은 당일에라도 설거지를 하라고 지시했고, 글쓴이는 그대로 따랐다. 까닭은 간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것이 며느리로서 할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동서가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어머님은 "일하고 온 아이 시키지 말라"며 오히려 동서를 감쌌다. 형님들은 동서를 혼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입덧으로 제사 참석을 못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글쓴이가 형님들에게 동서가 입덧 때문에 제사에 안 온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하자, "임신을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는 핀잔을 들었다. 그러면서 큰형님은 자신도 입덧 중에 음식 준비를 모두 챙겼다고 덧붙였다. 논리적으로는 같은 기준이 동서에게도 적용되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형님들은 동서에게는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

"왜 나만 나쁜 사람일까"라는 질문은 겉으로는 동서의 불참을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평가받은 불공정함을 향하고 있어 보인다.

명절과 제사 음식 준비는 한국 가족 문화에서 단순한 요리를 넘어선다. 며느리가 시댁에 얼마나 헌신적인지를 판단하는 척도로 오랫동안 작동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불참이라도 이유가 무엇이고 누가 불참했는지에 따라 시댁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아마도 며느리별로 이미 형성된 '선례'와 형제 간 암묵적 서열이 자동으로 다른 평가 기준을 만들어 내는 것일 수 있다. 첫째, 둘째로서 시댁에 이미 정착한 며느리와 막내로서 상대적으로 '봐줄 여지'가 남아 있는 며느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구분선이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느끼는 억울함의 근저는 '공정성'에 있다. 명절 참석을 일종의 의무로 본다면, 그 기준이 형제 서열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지, 아니면 모든 며느리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명절과 제사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되는 한, 이 시댁 내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자꾸만 충돌할 가능성은 낮지 않아 보인다.


📌 원문 발췌

동서는 결혼한지 3년차인데 첫 설은 음식하기 전날 코로나였나 독감걸려서 아예 참석을 안했어요. 그런데 형님들은 동서는 단 한번도 혼낸적이 없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