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이고도 서랍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라이카 SL2가 그런 경우였다고 한 사용자가 전했다. 촬영 현장의 요구 조건과 기계 자체의 무게, 그리고 렌즈 선택지 사이의 간격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글쓴이는 처음 SL2를 구입한 뒤로 어댑터를 경유해 시그마의 광각 및 망원 렌즈를 마운트해 사용해봤다고 밝혔다. 시그마 24-105 및 70-200 스포츠 렌즈들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조합이 현장 요구와 맞지 않음을 느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정적 이유는 촬영 환경의 특성에 있었다. 1박 2일 캠프 촬영 같은 경우, 광각 렌즈로 환경을 담아야 하다가도 금세 망원으로 바꿔 인물을 클로즈업해야 했다고 한다. 렌즈를 계속 바꾸는 번거로움과 매번 변경할 때마다 누적되는 무게 부담이 있었다.

라이카 SL2는 무겁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중에서도 바디 자체가 비교적 무거운 축에 속한다는 게 카메라 커뮤니티의 일반적 평가다. 여기에 EF-L 어댑터라는 중간 장치까지 더하고, 렌즈 무게까지 얹으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여야 하는 프로 사진작가 입장에서는 결국 다른 시스템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선택한 게 소니 A7R IIIA와 FX2 바디였다. 이들에 24-240 초망원 줌 렌즈를 달면 어댑터 없이도 단 하나의 렌즈만으로 광각부터 망원까지 커버할 수 있었다. 편의성에서는 비할 바 없었다. 라이카는 거실 캐비넷에서의 긴 휴직을 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몇 해가 흘렀다. 같은 기간 시그마는 L마운트(라이카 SL 시리즈 네이티브 전용 마운트) 렌즈 라인을 꾸준히 확장했다. 핵심은 어댑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장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 글쓴이가 뒤늦게 20-200 렌즈의 출시를 알게 된 것은 이런 배경에서였다.

결단은 재빨랐다. 네이티브 마운트라면 어댑터로 인한 응답 지연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무게도 더 가벼워질 거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곧장 20-200을 주문했고, 오늘 처음 촬영장에 가져갔다는 게 그의 글의 요지다.

현장에서 직접 써본 감각은 기대를 충족시켰다고 한다. 렌즈의 크기가 생각보다 콤팩트했다. 무거운 SL2 바디를 들었을 때 이전처럼 어댑터 무게가 더해지지 않으니 전체적인 무게감이 가벼워 느껴졌다는 평가였다.

촬영 현장은 상당히 까다로운 환경이었다. 매일 1000장을 JPG 포맷으로 촬영해 클라이언트에게 납품해야 하는 업무였다. 이런 와중에 소니와 라이카의 색재현 차이가 두드러지게 눈에 띄었다고 한다.

같은 조명 환경에서 소니로 몇 장을 찍은 뒤 SL2로 같은 장면을 촬영해 비교해봤을 때, 피부톤과 배경 색감의 깊이가 명백히 달랐다는 게 그의 관찰이었다. 라이카 SL2의 색감이 더 견고하고 무게감 있게 느껴진다는 게 직접 현장에서 얻은 결론이었다.

캐비넷의 먼지만 안고 있던 SL2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 조합을 앞으로 계속 사용할 게 분명하다는 게 이 글쓴이의 최종 평가다. 고가 장비가 정말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순간은 현장의 필요성과 정확히 만나는 그 지점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 원문 발췌

시그마에서 L마운트(라이카 SL 시리즈 전용 마운트)로 20-200이 나왔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구입해서 오늘 촬영장에서 아침부터 사용하고 있는데 꽤 만족스럽습니다. 렌즈가 굉장히 작아서 상대적으로 무거운 SL2를 가볍게 해줍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