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역사상 실제 분쟁과 전쟁을 배경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전쟁부터 중동 분쟁, 냉전 시대 유럽까지. 각 작품마다 다양한 지역과 시대의 갈등을 정밀하게 구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여러 세대의 게이머들, 여러 국가의 플레이어들이 역사 속 '주요 사건'으로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경을 선택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의 선택은 이전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개발진이 한반도의 남북 전쟁 시나리오를 게임의 중심 무대로 정면으로 선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임 유저의 글을 보면, 이 선택이 한국인 게이머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엿볼 수 있다. 그 글쓴이는 해당 게임의 스토리를 직접 살펴본 뒤 흥미로운 감상을 남겼다. 게임 개발진이 단순히 이국적인 지형을 배경으로 차용한 게 아니라, 시나리오의 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맥락을 매우 성실하고 섬세하게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고민하고 만든 흔적이 보인다"는 표현은 개발진의 진지함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층의 불편함을 감지했음을 암시한다. 그것은 게임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게임이 다루는 소재 자체가 한국인 게이머에게 주는 심리적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불편함의 구체적 정체는 무엇인가. 게임 속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배경이 자신이 실제로 살고 있는 지역, 자신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지형과 심리적으로 겹친다고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콜 오브 듀티가 과거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했을 때, 미국이나 유럽의 플레이어들은 그 지역을 상당한 심리적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역사 속 사건'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반도는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전장이 곧 현실의 일부이고, 그곳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분단 상태로 존재한다. 게임이 다루는 배경이 '가상의 미래'도 '역사 속 과거'도 아닌, 생생한 '지금'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일상 공간과 겹치는 곳이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게임의 몰입감과 현실감을 동시에 극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불편함을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유저들이 경험하는 이 모순된 감정은 게임 역사상 꽤 특수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국가의 게이머들은 자신의 일상과 게임 무대가 시간적으로, 지리적으로 충분한 거리가 있는 콘텐츠를 소비해왔다. 하지만 한국의 게이머는 그렇지 않다. 게임 속 갈등이 곧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이고, 그것은 끝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원문 글쓴이의 표현 "마음이 그렇게 편하지는 않네요"라는 한 줄에는 이러한 모순이 응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게임으로서는 충분히 높은 완성도를 갖춘 것 같고, 시나리오도 상당히 성실하게 만들어진 느낌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개발진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게임이 정면으로 다루는 현실이 너무 가깝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게임과 현실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을 어떻게 유지하면서 플레이해야 할지 모호해진다는 반응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몰입이 깊어질수록 불편함도 함께 커진다. 다른 게임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반응이 암시하는 바를 생각해보면, 게임 산업의 세계화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게임사들이 현대사와 국제 분쟁을 소재로 더 과감하게 접근하려는 시도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다양한 배경과 정치·역사적 시나리오를 다루면서 더 많은 플레이어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이 플레이어 본인이 현재 살고 있는 땅이고, 본인의 일상과 직결되는 현재진행형 갈등이라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게임의 만국공통 오락으로서의 성격과 그것이 다루는 주제의 민감성 사이에서, 개발진의 배려와 플레이어의 복합한 감정이 특별하게 만나는 지점이 생겨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유명 게임이 정면으로 건드린 '익숙한 배경'이 한국 게이머에게 주는 무게감이 바로 이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오히려 그 불편함은 더욱 선명해진다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원문 발췌

상당히 고민하고 만든 흔적이 보입니다. 게임이긴 하지만, 익숙한 배경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장면을 보니 마음이 그렇게 편하지는 않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