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조사 결과가 한국 사회의 교육 불평등을 수치로 드러냈다. 약 2년 전 이 조사기관은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대학 서열을 결정하는 구조를 분석했고, 그 결과는 많은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던 현실을 정량화해 보여줬다.
조사에 따르면 학생 본인의 능력과 노력이 대입 결과에 미친 영향은 약 2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를 다르게 해석하면 4명 중 1명만이 순전히 자신의 공부와 노력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한다는 의미가 된다. 반대로 4명 중 3명은 사교육, 거주지, 부모의 경제력, 학교의 입시 인프라 등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요인들에 의해 입시 결과가 크게 영향받는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흔히 '실력이 전부다'라고 말하는 입시 담론이 얼마나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이 수치가 잘 드러낸다.
그렇다면 이 75%라는 큰 비중 속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조사 결과 가장 강력한 변수는 거주지였다. 어디에 살고 있는가가 어느 대학에 가는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지역 간 교육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부자가 집중된 지역에 사교육 인프라가 극도로 집중되는 현상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특정 대도시로 학원, 과외, 입시 컨설턴트가 몰려 있고, 같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도 거주지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교육의 질과 양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부모의 경제력 문제와도 직결된다. 사교육에 쏟아부을 수 있는 자금이 많을수록 더 나은 선생님, 더 좋은 학원을 고를 수 있고, 그 결과가 입시에 누적된다. 중산층 이상의 부모들이 '우리 아이를 어느 지역으로 옮기게 될까'를 고민할 때, 실제로는 아이의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집을 사는 것이 곧 교육 투자 결정이 되는 한국 사회의 구조를 이 조사는 명백하게 보여줬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교육을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여겨왔다. 아무리 가난한 집안 출신이어도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그러면 삶이 바뀐다는 믿음 말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학생과 부모가 이 신화를 가슴에 품고 입시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 조사는 그 신화에 균열을 낸다. 개인의 노력이 25%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한국 사회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을 강조하고, 얼마나 많은 학생에게 '너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해왔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한국은행이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방안은 지역 비례 선발제의 확대였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입시 불평등을 대학 신입생 선발 제도로 보정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일응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이 과연 실행 가능한가, 그리고 국민 사이에서 얼마나 수용될 수 있을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로 보인다. 문제 진단은 명확하지만, 해결책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는 여전히 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더 깊은 질문으로 나아가면, 이 조사 결과는 우리가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외치는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메시지가 얼마나 현실과 맞지 않는가를 드러낸다. 개인의 노력이 25%라는 것은, 결국 나머지 75%를 충당할 수 있는 가정의 경제력과 거주지가 없다면, 그 노력이 얼마나 보상받지 못하는지를 의미한다. 한 학생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도, 부모의 주머니와 살고 있는 지역이 그것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결과는 이미 많은 부분이 정해져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이 조사가 던지는 가장 불편한 진실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대학 서열로 나타났으며, 본인 능력이 미친 영향은 조사 결과 25% 정도였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거주지였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