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어느 도시에서 벌어진 장면이 자꾸만 떠오른다. 거리 한쪽에서는 자동차가 불타오르고 검은 연기가 하늘을 덮었다. 동시에 그 옆 광장에서는 연금을 받는 은퇴자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같은 공간, 다른 세상. 이 대비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 춤과 불은 서로 무관할 수 없어 보인다. 폭동의 근원에는 미래를 잃어버린 젊은 세대의 분노가 있다. 일자리 부족, 양극화, 불안정한 고용. 반대편에서 춤을 추는 이들은 이를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아닐까. 연금이 깎일 리 없다고, 자신들의 안정한 노후가 흔들릴 리 없다고. 하지만 사회 구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한 사회의 안정은 세대 간 신뢰와 세수의 흐름에 의존한다고 본다. 젊은 세대가 납세를 거부하거나, 극단적 정치 세력으로 쏠리거나, 사회에 대한 관심을 접는 순간 연금 시스템 자체가 흔들린다. 결국 춤을 추던 이들도 그 파동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 것 아닐까. 프랑스의 사태가 보여주는 것이 정확히 이것으로 보인다. 세대 간 양보 없이는, 어느 세대도 안전하지 않다는 구조.
한국은 아직 그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정확히 같은 길 위에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 같다. 10·20·30대의 불만과 박탈감은 커지고 있다. 고용 불안정, 부동산 불가능의 세대, 기술 변화 속 재교육의 부담. 한편 기성세대의 일부는 이를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하거나, 세대 간 양보를 거부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지적된다. 정부의 구조적 대응도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 심각한 것은 사회 전체가 개인화·파편화되고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집단적 대응력이 약해지면서, 공동의 문제를 함께 풀려는 움직임이 줄어든다. 그 공백을 극단적 정치 세력이 채우는 패턴이 세계 여러 곳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닐 것 같다. 세대 간 분열이 심화될수록 정치도 극단화되고, 사회 안정성은 더욱 떨어진다. 투자와 소비가 축소되고 일자리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결국 모든 세대가 기회비용을 치르게 되는 악순환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꿀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세대 간 상호 이해와 현실적인 구조 조정이 시급해 보인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단순한 불평으로 듣지 말고, 사회 지속 가능성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 기성세대도 자신의 안정만을 지키려다가는 그 안정마저 잃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정부는 개인화된 문제 해결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나서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늦기 전에 선택의 갈림길에 선 한국 사회, 과연 어떤 길을 갈 것인지. 프랑스의 거울 앞에서 우리의 답은 어디에 있을까.
📌 원문 발췌
한쪽에서는 폭동으로 검은 연기가 자욱한데 한쪽에서 연금받는 은퇴자들은 춤을 추고 있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