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부산에서 열리는 한미 해군 MRO(Maintenance·Repair·Overhaul) 포럼을 앞두고, 국내 조선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함정 유지보수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조선 3사의 첫 공식 무대가 될 전망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포럼의 의의를 단순히 정보 교환 자리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측 함정 MRO 담당 기업들이 직접 부산으로 방문해 국내 조선소를 시찰하겠다는 일정만 봐도 그렇다. 현장을 직접 돌아보며 한국 조선의 기술력을 확인하고, 미국 해군의 요구 사항과 우리 조선 역량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지 판단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것으로 보인다.
함정 MRO 시장의 구조를 이해하면 한국 조선이 왜 이 영역에 몰두하는지 드러난다. 신조(新造, 새 함정을 건조하는 것)는 일회성 수주인 반면, MRO는 완전히 다르다. 함정이 실제 해상에서 몇십 년을 운용되는 동안 주기적인 정비, 부품 교체, 성능 개선 작업이 필요한데, 이 모든 과정을 장기 계약으로 일괄 제공하는 형태다. 즉, 한 번의 수주로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친 반복 계약이 생기는 구조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 3사 입장에서는 매출 변동이 적은 안정적인 수익처가 확보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 업체들이 포럼에서 어필할 포인트는 명확하다. 우리나라가 이미 건조한 다양한 함정들 — 이지스 구축함부터 호위함, 상륙함, 잠수함까지 — 의 설계·건조·운용 경험을 어떻게 MRO 역량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건조 과정에서 축적된 함정의 구조, 엔진, 무장 시스템, 전자 장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바로 유지보수 서비스의 기반이 된다는 논리다. 조선 3사는 이 경험을 미국 해군 함정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움직임이 있다. 대학이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추진 중인 조선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요 대학들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단순한 기술 전수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한국 대학과 미국의 명문 공과대학이 부전공 신설과 같은 정식 교과정을 구성하는 것은, 향후 한국 인력이 미국 산업계와 네트워크를 이루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의견이 많다. 학생들이 학위 취득 과정에서 미국 대학 교수, 업계 인사들과 만나고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업 현장과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기 기술 협력을 넘어, 한미 양국 조선 생태계를 장기적으로 연결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MASS(해상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향후 협력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 3사가 보유한 자동화 기술의 수준이 이번 포럼에서 간접적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해군의 함정이 향후 어느 정도의 자율운항 기술을 갖춰야 하는지, 어떤 수준의 자동화를 요구하는지에 따라 한국 조선소가 제공할 수 있는 MRO 서비스의 범위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부산 포럼은 표면상으로는 한미 양국의 정보 교환이자 업체 간의 비즈니스 상담 자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선 3사가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 시장에 정식 진입하는 첫 관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지 MRO 기업들의 직접 방문과 시찰, 그리고 장기적인 인력 양성 프로그램까지 함께 진행되는 만큼,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는 신호가 강하다는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이달 말 부산서 '한미 해군 MRO 포럼' 열려 조선 3사 등 韓 주요 업체 참가 전망 산업시찰도 진행…K-조선 기술력 직접 확인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