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온 남편과의 관계. 처음 만났을 때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그를 믿고 함께 일했고, 그의 빚도 거의 다 갚았다. 부부이면서도 같은 가게를 운영하며 하루 종일 붙어 있던 생활 속에서, 글쓴이는 남편을 그만큼 믿고 있었다.

10년 동안 크게 싸운 일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대로라면 1년만 더 고생하면 조금은 편해질 수 있겠다는 희망도 있었다. 그런데 약 4개월 전, 하나의 카톡 메시지가 그 신뢰의 벽을 흔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이 차를 닦으러 나갔다 돌아온 후 출근하려는 찰나, 남편의 휴대폰에 한 여자로부터 "지금 전화드려도 돼요?"라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이상한 점은 남편이 보낸 메시지 앞 부분이 없었다는 것. 글쓴이가 물었을 때, 남편은 전날 가게 일 때문에 먼저 카톡을 보냈는데 답장이 늦게 온 거라며, 오해할까봐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지웠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순간부터 의심이 피어올랐다. 남편의 설명이 일리 있어 보였지만, 동시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직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글쓴이는 자신이 의부증에 걸린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우자의 지속적인 부인과 그럴듯한 설명이 제시될 때, 피해자는 오히려 자신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 글쓴이가 바로 그런 상태에 빠져있었다.

두 달이 지나 글쓴이는 가게에 금요일에만 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그 여자 직원의 행동이 자꾸 이상해 보였다. 글쓴이 앞에서 "사장님한테 오늘 짜증 냈어요"라며 굳이 남편과의 관계를 언급하는 듯한 말들을 꺼냈다. 그럴 때마다 남편과의 싸움이 터져 나왔다.

그러던 중 남편 쪽 가족과의 여행이 있었다. 여행 전날 밤, 글쓴이는 남편에게 울먹이며 모든 걸 털어놨다. 너무 힘들다고, 정말 미칠 것 같다고, 이게 망상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다고. 남편은 절대 그런 일 없다며 맹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행지 바닷가를 함께 걸으며 남편이 던진 말은 따뜻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고, 앞으로 잘 살아보자고. 글쓴이는 10년의 시간을 믿고 싶었다.

그런데 며칠 후, 남편이 그 여자 직원을 태우고 출근하는 차 안에서 나눈 대화가 블랙박스에 담겨 있었다. 남편의 목소리로 "보고 싶었다"라는 말이 울려 퍼졌다. 그 한 마디 말에 손이 덜덜 떨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잘 살아보자"고 했던 사람이, 다른 여자에게 보고 싶다니.

글쓴이는 자고 있던 남편을 깨워 물었다. 어떻게 자신에게 이럴 수 있냐고. 남편의 답변은 더 혼란스러웠다. 그 여자를 좋아하긴 하는데, 그 여자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의 일편된 감정이 전부라는 설명이었다. 그건 더 큰 상처였다. 그 여자의 마음이 어떻든, 자신이 믿었던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그 사실이 글쓴이를 무너뜨렸다.

결국 글쓴이는 남편에게 헤어지자고 말했고 집을 나가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되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울며 도움을 청했고, 엄마가 남편에게 연락한 후 남편은 다시 돌아왔다.

글쓴이가 남편을 앉혀놓고 물었다. 자신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남편이 뭘 원하는 건지. 남편은 모르겠다고만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여자 때문만은 아니고, 여러 가지 일들이 쌓였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글쓴이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자신이 마음을 더 정리해본 후 시간을 두려 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미친 것처럼 행동한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 정리 전에 들켜서 일이 꼬였다고. 희망도 없고, 자신도 모르겠고, 그냥 막 살고 싶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은 글쓴이를 사랑한다고 했지만, 글쓴이 앞에서 떳떳하게 살 수 없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 나랑 헤어지고 싶은 거야?" 남편의 대답은 모순으로 가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헤어지면 후회할 것 같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 글쓴이가 남편을 붙잡아 주길 바라는 건가 싶어 물었을 때, 그것도 모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정신 상태가 완전히 무너졌다고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가 화를 내며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신은 지금 나를 죽이고 있다고, 도대체 몇 번을 죽이는 건지.

그때 남편의 대답이 나왔다. "다 죽이진 않았어. 아직 살아는 있어." 이 말에 글쓴이는 완전히 무너졌다. 어떻게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싶었다.

여전히 글쓴이는 남편을 사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지금도 남편을 붙잡고, 시간을 달라고, 마음을 정리해 보라고 달래고 있었다. 어떻게든 다시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고. 그런데 어제, 글쓴이는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지금 그 여자 말고, 예전에 함께 일했던 직원 중에 마음 가는 사람이 더 있었나고. 차라리 있다면 그게 나을 것 같다고.

남편은 예전에 함께 일했던 여자에게도 살짝 그럴 뻔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순간 글쓴이는 역설적으로 다른 여자가 여럿 있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여자가 처음이라면 더 힘들 것 같았거든. 남편이 원래 그런 성향이라면, 이건 남편의 문제이지 자신의 탓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조금은 덜 아플 것 같았다.

그런데 정작 그 말을 듣고 나니 또 무너져 내렸다. 10년 동안 남편만을 믿고 살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여자들에게까지 마음이 갔던 사람이었다니. 사실 이번 사건 3년 전, 글쓴이는 남편의 전 여자친구의 친구로부터 한 가지 이야기를 들었었다. 남편이 전 여자친구와 살던 시절 바람을 피웠고, 그 일 때문에 전 여자친구가 약물 자살까지 시도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그 이야기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번 사건을 겪고 나자 그 이야기가 되살아났다. 패턴이 반복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겹쳐 있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랐고, 글쓴이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글쓴이는 지금 이 상황 속에서 남편을 붙잡아야 하는지, 아니면 놓아줘야 하는지 묻고 있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남편의 손을 잡았던 그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 원문 발췌

'보고 싶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 남편이 하는 말이, '다 죽이진 않았어. 아직 살아는 있어.'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