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석상에서 술을 안 마진다는 건 약한 모습처럼 보일 수 있다. 절차와 원칙을 엄격하게 지킨다는 건 경직되고 따분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원칙을 깨뜨리지 않는 행동이 실은 얼마나 큰 방어막이 될 수 있는지 알면, 평가가 달라진다. 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가 제기한 문제는 바로 이것으로 보인다. 과거 두 전직 대통령이 겪었던 '바보 취급'이 정말 비판인지, 아니면 다른 심리의 표현인지를 따져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를 조금 되짚어보면, 한 전직 대통령은 공식 만찬 자리에서 의전을 제외한 술을 마시지 않았다.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은 재임 기간 절차와 원칙을 철저히 지키다 보니 당시 일부 언론과 평론에서 '고구마'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둘 다 정책적 능력이나 도덕적 결함 때문이 아니라, '너무 경직되지 않았냐'는 식의 비판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비판의 동기다. 글쓴이의 지적에 따르면, 이런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폄하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공식 자리에서 술을 절제하고 절차를 따르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한 번의 실수, 한 번의 판단 착오가 정치 경력을 흔들 수 있는 상황에서, 그 기준을 일관되게 지켜내는 것은 실은 상당한 자제력을 필요로 한다는 게 글쓴이의 관점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이 기준을 비판하는 사람이, 과연 같은 기준을 자신에게 적용했을 때도 견딜 수 있을까? 공식 석상에서 술을 마시지 않고, 절차를 엄격하게 따르고, '경직되었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것. 그게 과연 '바보 같은 행동'일까, 아니면 '지킬 수 없어서 못 본척하는 것'일까.

글쓴이가 제시한 또 다른 가설도 주목할 만하다. 이 두 인물을 계속 소환하고 비판하는 이유가 실은 '열등감이 충만하면서도 책임감은 부족한 상태'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지킬 수 없는 기준을 남이 지킨다는 사실이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걸 '바보', '고구마', '경직됨'이라는 표현으로 폄하하는 건, 역설적으로 비판자의 약함을 드러내는 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당사자들은 단기적으로 '답답하다', '경직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 원칙의 고수가 얼마나 많은 흔들림과 논란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냈는지는 시간이 가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기준의 일관성은 약함인가, 아니면 실은 강함인가. 그리고 그걸 폄하하는 것은 지적인 비판인가, 아니면 자신의 약함을 투영하는 것인가. 이 물음이 남겨진다.


📌 원문 발췌

***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공식 만찬 중 의전을 제외한 술은 마시지 않고, *** 대통령은 절차와 원칙을 고수했다. 이를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지들이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폄하한다는 지적이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