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생각보다 많이 걷혀서 남으면 정부는 뭘 할까?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여러 쓰임새를 놓고 논쟁이 붙는다. 초과세수를 이렇게 부르는데, 예산 수립 때 예측한 세수보다 실제로 더 들어온 부분을 말한다. 어떤 해에는 경제가 생각 이상으로 잘 돌아가거나,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세금이 모인다. 때론 몇조 원대까지 불어난다.
문제는 이 남은 돈을 어떻게 쓸 것이냐는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는 석유와 가스에서 나오는 수입이 많았던 나라다. 예상보다 더 들어오는 자원 수입과 세수를 놓고 많은 나라가 당장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썼을 것 같지만, 노르웨이는 다르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이 돈을 재정에 직접 투입하지 않고 별도의 펀드에 격리해두기로 법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흔히 노르웨이 정부연금펀드(GPFG)라 불리는데, 이를 '재정준칙'이라 부르기도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 당장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도화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단순해 보이는 규칙이지만, 이 결정이 만들어낸 영향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매년 들어오는 석유 수익의 일정 비율만 정부가 쓸 수 있고, 나머지는 펀드에 쌓아두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덕분에 노르웨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국부펀드 중 하나를 보유하게 됐다.
반면 영국의 경로는 완전히 달랐다. 북해 유전에서 올라오는 수입을 당대의 감세와 복지 재원으로 소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에는 경제가 어려웠고 국민의 즉각적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영국의 상황을 보면, 그때 축적했을 자산이 있었다면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고 지적되곤 한다. 같은 자원을 두고 다르게 선택했을 때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싱가포르도 비슷한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GIC 같은 국부펀드를 만들어 국가 재정과는 별개로 장기적 자산을 늘려나갔다. 도시국가로서 땅도 좁고 자원도 별로 없었지만, 이 펀드들이 현재의 안정적 재정 기반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한국은 어떤가? 초과세수가 생기면 대개 세계잉여금(회계상 남는 돈)으로 처리하거나 채무를 상환하는 데 쓴다. 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별도 펀드를 만들어 장기 자산화하려는 제도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고 보인다는 게 핵심 차인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나 싱가포르처럼 '돈이 남으면 어떻게 다루겠다'는 법적 틀이 먼저 필요하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초과세수를 국부펀드로 운용하려는 아이디어는 좋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작동시키려면 단순한 정책 제안을 넘어 제도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돈이 들어오면 그것을 '현세대 소비냐 미래 투자냐'로 다루는 기본 규칙 자체가 수십 년 뒤 국가 재정의 모습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으로 못 박는 것과 관례로 끝내는 것, 그 차이가 경제 구조 전체를 바꿀 수 있다.
📌 원문 발췌
노르웨이는 석유가스 수입이랑 세수를 가지고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를 한다는데, 싱가폴 국부펀드나 그런 것처럼 국운에 물들어올때 그리 운용하면 좋을 것도 같은데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